이달 19일 오전 8시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주말 아침부터 봉사단원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모인 15명의 봉사단원들은 차량에 나눠 타고 1시간 30분을 달려 성주댐 인근 금수문화공원에 도착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 속에 봉사단원들은 밥차에서 식탁과 의자, 식기들을 내린 뒤 바로 국을 끓이고 밥을 짓기 시작했다. 봉사단원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와중에 두 대의 관광버스가 도착했다. 관광버스에서 내린 사람은 시각장애인들이었다.
낮 12시 30분 드디어 배식이 시작됐다. 이날 배식은 예정보다 30분 늦어졌다. 쇠고기 국물이 덜 우러났다고 국 담당 이득연(69) 씨가 배식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봉사단원들의 철저한 책임의식과 자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식사가 끝나자 신나는 메들리 음악이 흘러나왔다. 봉사단원들이 춤을 유도하자 시각장애인들도 몸을 흔들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국을 퍼주던 이 씨도 국자를 내려놓고 같이 춤을 추었다. 이윽고 앞치마를 두른 밥차 봉사단원들이 모두 어울렸다. 한바탕 춤사위가 끝나자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가 "앞으로는 밥차 연예인 봉사단도 별도로 구성해야겠다"고 말해 한바탕 폭소를 터트렸다.
올 5월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는 기업은행에서 제공하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 운영봉사센터로 선정되어 밥차 운영을 시작했다. 당시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만 '밥차'를 받았다. '참! 좋은 사랑의 밥차'는 매주 한 차례 어려운 지역을 찾아다니며 무료급식 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가 대구경북지역을 다니며 밥차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적극적으로 무료 급식 활동에 참여하는 봉사단원들이 있기 때문이다.
봉사단 회장인 이종수(56) 씨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가 처음 나올 때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관계자와 같이 경기도 시흥까지 올라가서 차량을 인수받는 열정을 보였다. 김대철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 이사장은 "우리는 비록 동구지역의 자원봉사단원들이지만 재난상황이 발생하면 대구경북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지 찾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금수문화공원에서 봉사 활동이 끝난 뒤 21일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에 차세현(51) 시각장애인협회 대구 동구지회 총무가 방문했다. 그는 "회원들 모두 따뜻한 국 한 그릇에 감동을 받았다. 두 그릇을 먹었다고 자랑하는 회원도 있었다"며 고마움의 표시로 멸치 한 상자를 내놓았다.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멘토'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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