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풀빛엽서

풀빛엽서/ 최화수 지음/ 고요아침 펴냄

2011년 '시조시학' 신인상을 받음으로써 문단에 이름을 낸 최화수 시인의 첫 시집이다. 최 시인은 대구 노변초등학교장을 지낸 전직 교사이면서도 현재 모교인 대구교육대 미술교육과에 출강을 하고 있는 '현역'이기도 하다. 열린시학회 회원, 대구시조시인협회 회원, 청도문인협회 회원으로 있다.

시인은 "교직생활 40여 년 이력을 정리하는 퇴직을 앞둔 인생의 전환점에서 문득 시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시는 언어로 그리는 그림이라는 어느 시인의 말씀에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그렇게 써 내려간 최화수의 시에 대해 이정환 시조시인협회 회장은 "시와 그림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최화수 시인의 첫 시집 '풀빛 엽서'에서 여실히 느낀다"고 했다. 그는 "좋은 그림은 한 편의 시가 되고 좋은 시는 한 폭의 그림으로 뇌리에 각인된다는 사실이 이번 시집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평했다. 이정환 회장은 이어 "특히 최화수의 시편들은 색채 감각이 돋보인다. 색채감각은 곧 언어감각으로 전이되는 만큼 언어의 연금술사가 되어야 하는 시인으로 남다른 색채 감각을 지녔다는 것은 훌륭한 덕목이다"라고 최 시인의 글에 대한 평을 했다.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풀빛 엽서'를 소개한다.

1. 두어 골 이랑타서 봄씨 솔솔 뿌린다/ 잠 든 흙 간질이며 곰실곰실 일어난 떡잎

쪼 옥 쪽/ 기지개 켜며 /키 한 뼘 자란다

2. 아침 햇발 웃어 주니 옹알이 하는 거 봐/ 한낮엔 도담도담 푸른 속잎 웃자라고

밤이면/ 총총한 별보고/ 별 닮은 꽃도 맺는다

3. 오랜만 참 오랜만에 나도 풀빛 들어나 봐

풀각시 비녀 꽂아 시집 장가보내던

어릴 적 소꿉친구에게 풀빛 엽서 띄운다.

111쪽. 1만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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