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기적/ 캐릴 스턴 지음/ 정윤희 옮김/ 프런티어 펴냄
이 책의 저자 캐릴 스턴은 유니세프 국제 사무소의 총책임자를 역임하고 현재 유니세프 미국 기금 CEO를 맡고 있는, 유니세프의 중심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해외 구호 활동을 나가 보고 들은 것들을 생생하게 독자에게 전달한다.
현재 우리는 단군 이래 가장 잘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기초적인 병도 치료하지 못한 채, 주사 한 대면 낫는 병으로 사람들이 숱하게 죽어간다. 이 책은 그러한 현실과 그로부터 저자가 받은 충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파상풍으로 죽어가는 아이들, 홀로 땡볕을 걸어 병원까지 와야 하는 임산부, 며칠에 한 번씩만 오는 의사 등 우리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들은 살아간다. 현재 하루 1만 9천 명의 아이들이 이러한 이유로 목숨을 잃는다. 제목의 제로는 이처럼 기본적인 지원을 받지 못해 죽는 아이들의 수를 제로(0)로 만들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저자가 이러한 비극적 현실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에이즈를 딛고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소년의 이야기, 힘을 합쳐 공동 식수대를 만드는 마을 여인들의 이야기 등을 통해 비극 속에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희망의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더불어 이들의 이러한 모습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다.
또한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개발도상국의 빈곤 문제를 직시할 수 있게 해 주며 이들을 구호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발 벗고 나서는지, 어떻게 구호가 이루어지는지도 알 수 있다. 동시에 저자는 사람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여기지 말아줄 것을 요구한다. 총301쪽, 1만3천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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