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무현계 인사들이 정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을 중심으로 박근혜정부 임기 첫 해 말미에 움츠렸던 자세를 풀고 재결집할 움직임이다.
14일 문 의원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자신의 대선 회고록인 '1219 끝이 시작이다' 북 콘서트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문 의원은 "지난 1년간 국정원 대선개입을 감추려 노력하는 것 외에는 거의 하고 싶은 개혁과제를 못했다"며 현 정부를 정조준했다.
문 의원은 또 "제가 부족해 뜻을 이뤄드리지 못한 것이 죄송스럽고 아쉽다. 5년 뒤로 미뤄졌을 뿐이라고 생각한다"며 재도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날 이곳에는 시민 1천여 명이 운집해 성황을 이뤘다.
15일 오후 노무현재단은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응답하라,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송년회를 열었다.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민주당 지도부였던 한명숙 이해찬 도종환 의원에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등 친노 인사 대부분이 참석했다. 문 의원만 개인 일정으로 빠졌다.
유 전 장관은 이날 논란이 된 발언으로 좌중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사건'과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의 '국가전복음모사건'을 같은 성격의 사건으로 규정, 이렇게 말했다.
"가장 두드러지게 기억나는 것은 북에서는 장성택 숙청, 남쪽에서는 이석기 의원과 관련한 내란음모사건이다. 조선중앙통신, 인민일보(노동신문을 착각)나 이런 데서 장성택이란 사람의 소위 범죄행위와 관련해서 여론몰이하는 것을 보라. 사실적 근거 제시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 이석기 의원도 제가 높이 평가하지 않지만 RO(혁명조직)사건 때 'ㅈ'ㅈ'ㄷ신문'(조선'중앙'동아)과 새끼 매체들인 종편들을 보라. 그게 인민일보(노동신문)와 뭐가 다른가."
유 전 장관은 "(북한과 같은) 그런 사회를 위대한 '수령의 손자'가 다스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반인반신의 지도자라는 분 따님이 다스리고 있다"고도 했다. 유 전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을 '박근혜 씨'나 '박통 2세'로 불렀다.
이날 송년회는 박근혜정부의 1년을 평가하는 말이 많이 나왔다. 이 이사장은 지난 대선을 "국가정보원과 군 등 국가기관이 디지털 삐라(전단지)를 국민에게 살포하면서 선거 공정성이 무너지는 극악한 사건"이라 했고, 한 의원은 "내년에는 상식이 통하고 반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럴 때일수록 생각나는 분이 있는데 아마 그 분과 함께하고 싶어 많이 오셨을 것 같다"며 관객에게 인사했다.
한편 새누리당 민현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서울시 신청사 다목적홀은 정치적인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사용을 제한하거나 취소하도록 규정돼 있다"고 비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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