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또 훔쳐라."
사상 첫 통합 3연패(정규시즌+한국시리즈 우승)를 달성한 삼성 라이온즈가 내년 시즌에도 장밋빛으로 철옹성을 구축하려면 어떤 무기를 장착해야 할까.
올 스토브리그를 통해본 내년 시즌 최대화두는 스피드다. 외국인 타자의 기용으로 호쾌한 공격야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동력은 파괴력을 높이는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올 시즌 저조한 성적을 거둔 하위권팀들이 내년 시즌 전력극대화를 노리며 올겨울 대대적인 스피드 강화에 나선 것도 이런 이유.
최하위 한화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정근우'이용규 등 국가대표 테이블세터를 영입한 것도 모자라 외국인 타자 한 자리마저 빠른 발을 가진 선수를 선택했다. 독수리 유니폼을 입게 된 펠릭스 피에는 올 시즌 트리플A에서 105경기에 출전해 3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김태균과 최진행 등 거포 앞에 포진, 상대 배터리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림과 동시에 한 방에 다득점을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NC 역시 FA시장에서 국가대표 톱타자 이종욱을 영입, 올해 도루왕(50개)을 차지한 김종호와 함께 뛰는 야구를 강화해 빠른 테이블세터를 구축했다. KIA 역시 FA 이대형을 데려옴으로써 김주찬, 신종길 등 스피드를 갖춘 타순 조합을 완성했다.
한국시리즈서 준우승에 머무른 두산은 이종욱의 공백이 표시 나지 않을 만큼 기동력을 갖춘 선수가 많다. 172개로 가장 많은 팀 도루에 성공한 두산은 이종욱의 도루 30개를 빼더라도 142개에 이른다. 이는 144개의 SK에 이어 NC와 함께 공동 2위에 해당하는 팀도루수다.
삼성으로선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삼성은 올해 95개의 도루로 전체 8위에 머물렀다. 2011년 팀 도루 1위(158개)에 등극했던 삼성은 2년 만에 느림보 군단으로 전락했다.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3명(배영섭'김상수'강명구)에 그칠 만큼 뛰는 선수가 없었다. 특히 내년에는 23개로 팀내 1위의 배영섭이 입대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상황까지 맞았다.
스피드를 보강해 삼성이 3년 내리 지킨 1위 자리를 빼앗겠다는 타 구단들의 압박, 또 빠른 발을 가진 배영섭의 공백, 삼성은 치열해질 내년 시즌 '스피드 전쟁'에서 이길 방책을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서 찾을 계획이다.
자원은 충분하다. 2010년 30도루를 일궈낸 이영욱이 병역 의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데다 올 시즌 부상으로 주춤했던 김상수와 조동찬, 여기에다 아시아시리즈서 빠른 발놀림으로 류중일 감독의 마음을 훔쳤던 박찬도도 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NC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차화준에다 강명구와 정형식 등 발 빠른 선수들이 뛰는 야구에 힘을 보탠다면 기동력으로 무장한 다른팀과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빠른 공을 던질 줄 아는 외국인 투수를 포기하고 제구력과 견제능력이 좋은 제이디 마틴을 선택한 것도, 다른 구단의 기동력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삼성의 의도가 담긴 포석으로 읽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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