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적으로 외도를 반복하는 배우자들을 상담하다 보면 발견되는 것이 있다. 결혼생활 중 외도 경험이 없는 사람은 외도 없이 결혼생활을 계속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 번이라도 외도를 경험한 사람은 얼마 후에 또다시 외도를 경험할 수 있더라는 것이다. 이는 외도 무경험자와 외도를 반복하는 사람 간에는 어떤 차이가 존재하는 것을 시사한다. 필자의 상담경험에서는 그것을 '심리적 경계선'이 병이 들었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차이로 본다. 즉, 습관처럼 외도를 반복하는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보면 그 정신상태가 이미 병들어 있는 것을 자주 본다. 이들이 외도관계에서 갖는 생각과 판단들은 가족 간에 지켜야 할 범주와 경계를 죄의식 없이 넘어버린 경우가 많다. 아내의 자리에 다른 여성을 존재시키는 외도 행동은 선을 그어 행동하고 선택해야 할 심리적 경계선이 와해된 상태인 것이다.
어느 외도하는 남편에게 필자가 물었다.
"그녀들과 반복되는 외도관계에서 얻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사랑입니다. 저는 생전에는 결코 받아본 적이 없는 애틋함과 사랑을 그녀들에게서 느낍니다. 끊임없이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들을 통해 나는 어머니의 사랑 같은 기쁨을 느낍니다."
남편의 대답을 듣고 아내는 분노를 누르며 입술을 깨물며 묻는다. 자신은 이제 남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필자는 침묵 끝에 대답한다.
"결코 남편의 외도 행동을 용서하지도 말고, 수용하지도 말며 아내 자신의 행복을 위해 최선의 선택만을 생각하라"고 담담히 대답을 건넨다.
필자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 그 남편의 외도 행동은 일종의 정신적 장애로 보았기 때문이다. 치유되지 않는 한 끊임없이 외도가 반복될 게 뻔한 정신적 장애를 단지 얕은 이해와 용서로써 대처하고 수용해 준다면 그 남편의 외도 행동은 절대로 변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이 남편의 외도는 성장기 때 부모로부터 받은 트라우마가 의식 영역에서 심리적인 문제를 일으켜 결국 정신문제로 현실의 장애를 갖게 하는 것에 대한 방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경우 외도 행동은 관계중독으로서 치유를 받아야 할 일이지 단순한 용서와 수용을 해주고 지나가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들은 사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중독에 병을 앓고 있는 것이며 여기서 구원해 줄 치료자는 오롯이 배우자뿐이라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
김미애 대구과학대 교수 대구복지상담교육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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