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산업은 첨단기술의 결정체이자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정부는 2020년 항공산업 부문 매출 200억달러, 수출 100억달러로 세계 7위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 2010년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경상북도는 정부의 항공산업 지역별'기능별 발전계획에서 항공전자 분야 1단계 유망 거점지역으로 지정됐다.
경북도와 영천시도 항공전자산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천시 녹전동에 들어설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유지'보수'정비(MRO)센터 및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기반으로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에어로 테크노밸리) 조성에 나선 것. 이를 통해 항공전자산업 아시아 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와 보잉사의 MRO센터,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공군항공기술연구소, 경북의 항공기업, 영천의 항공기업 등을 소재로 경북도와 영천시의 항공전자산업 육성 전략을 6회에 걸쳐 연재한다.
◆왜 항공전자산업인가
오늘날 항공산업은 정보기술(IT) 및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첨단기술 융'복합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산업은 세계 15위 수준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2010년 국내 항공산업의 매출액은 24억달러로 세계시장의 0.5%를 점유했다. IT 강국으로 휴대전화'반도체 분야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국내 항공산업은 1980년대 군수 부문에서 완제기 위주의 면허 및 하청생산 방식으로 시작됐다. 민수 부문에서는 미국 보잉사, 프랑스 에어버스사 등으로부터 동체 및 기체 구조물 위주의 물량을 수주'생산'납품하는 하청 생산으로 시작해 현재 1차 협력업체 수준으로 성장, 자체설계 및 국제 공동개발 방식으로 완제기 개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최근 항공산업은 항공기의 전자화에 따라 기계식에서 전자식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추세다. 첨단 항공기는 전자제어, 인공센서, 무선통신 등 IT의 융합체로 항공기 기능 중 항공전자 부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항공전자 부품은 항공기의 저비용 고효율화, 경량화 추세에 따라 여객기 가격의 30%, 최신 전투기 가격의 50%를 차지한다.
항공전자 부문은 항공기 안전, 보안, 비용절감 등과 관련된 디지털 방식의 통합형 항공기 시스템 및 통신, 항법, 감시'항공교통관제 시장으로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항공기의 항공전자 기술체계는 체계 설계 및 통합, 비행제어, 시현 계통, 임무'무장 체계, 항법, 통신, 임무센서, 생존 계통, 시스템 소프트웨어, 응용 소프트웨어, 지상 장비, 저장 계통 등 12개의 서브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 항공전자 시장의 매출액은 2011년 전체 항공산업 5천600억달러의 22% 수준인 1천200억달러로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국내 항공전자 부문은 2009년부터 꾸준히 성장해 2011년 3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지만 세계 항공전자 시장의 0.3%에 불과한 실정이다.
항공전자 부품 및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험'평가'인증 관련 장비가 필요하다. 국내 항공전자 기업의 경우 일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제외하면 시험장비 보유율이 50% 미만이다. 중소기업의 경우 외부 시험'평가기관의 장비를 이용하고 있지만 항공전자 전문 시험'평가기관이 없어 고가 비용 부담, 전문성 결여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전자소재부품혁신연구회는 '세계 항공전자 시스템 동향 및 국내 항공전자 기술'부품산업 육성'이라는 보고서에서 국내 항공전자 산업 육성전략으로 세계시장 진입 경쟁력 강화,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 핵심 및 원천기술 확보, IT융합기술 개발, 시험'평가 및 인증 인프라 구축, 전문인력 양성 등을 제시했다.
◆IT, 자동차 등 항공산업 기반 갖춰
경북도와 영천시는 다른 지자체보다 한 발 앞서 항공전자산업 육성에 나섰다. 경북도는 정부의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 발표(2010년 1월) 이전인 2008년부터 항공 관계 전문가 간담회 및 포럼을 개최했다.
또한 2009년 공군군수사령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 계획을 수립했다. 특히 2010년 9월 경주에서 열린 경북국제항공포럼을 계기로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를 영천에 유치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당시 경북국제항공럼에 참석한 보잉사의 투자의향을 파악한 뒤 2012년 5월부터 협상을 거쳐 같은 해 9월 항공전자 MRO센터 조성사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경북은 IT산업 인프라 및 항공산업 육성 기반을 잘 갖추고 있다. 특히 지역특화산업인 IT, 자동차, 로봇, 소재산업 등의 기반이 마련돼 있어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에 적합하다.
구미의 전자'IT'반도체 기업과 경산의 대학교 및 포항의 포스텍 연구소(나노융합기술원,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등 항공산업 관련 산학연 인프라도 우수하다. 영천에는 경북차량용임베디드기술연구원과 경북하이브리드부품연구원이 운영 중이다.
대구에는 K2 공군기지가 위치해 있으며 대구공항, 포항공항 등 항공산업 육성 기반을 갖추고 있다. 공군군수사령부 공군항공기술연구소가 K2에 있어 군과 민간의 항공기술 교류도 쉬운 편이다. 공군이 운용 중인 F-15K 슬램이글이 보잉사 항공전자 MRO센터의 유지'보수'정비 대상 항공기다. 보잉은 앞으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아파치 헬기, 치누크 헬기 등으로 유지'보수'정비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미와 경주에는 LIG넥스원, 삼성탈레스, 경주전장 등 국내 대표적인 항공기업들도 소재하고 있다.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
경북도와 영천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지역 IT, 자동차, 로봇, 소재산업과 융합을 통해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에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영천시 중앙동과 화산면 일원 230만㎡ 부지에 2020년까지 국비 6천억원, 지방비 920억원, 민자 6천억원 등 1조2천920억원을 투입해 항공전자 시험연구단지 및 전용단지를 건설할 방침이다.
세부적으로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에 종합 테스트베드(시험기반) 구축(4천500억원), 항공전자 연구개발(R&D) 및 상용화 기반 구축(1천500억원), 항공전자산업 아시아 거점단지 조성(6천500억원), 항공기술 전문인력 양성 및 종합기술 지원 인프라 구축(420억원) 등을 구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항공전자산업 연계형 거점 부품단지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연구 용역을 지난해 10월 산업연구원에 의뢰했다. 이번 용역을 통해 정부의 '항공산업발전 기본계획'을 반영한 경북의 항공전자산업 육성 기본계획 및 세부 추진전략을 수립한다.
김학홍 경북도 창조경제산업실장은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 조성과 관련 산업연구원의 용역 결과가 3월쯤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중앙 정부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지난해 10월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영천하이테크파크지구 사업계획 조사 용역을 국토연구원에 의뢰했다. 용역 결과는 오는 4월쯤 나올 예정이다. 현재 전국 항공기업 및 대구경북의 항공 관련 전기'전자'기계 업종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의 기반이 될 미국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 및 국책사업인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 구축사업도 이미 시작됐다.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는 오는 2월 영천시 녹전동에 착공해 10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유일한 영천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는 항공기 유지'보수'정비 산업의 아시아 허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 옆에 건립될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는 항공전자부품 전문시험 평가실, 시험평가 설비 및 장비, 국제인증 및 표준화 기반 등을 갖추게 된다.
항공전자 MRO산업 육성을 위한 기술지원사업으로 대구시와 경북도의 광역연계협력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2015년 4월까지 사업비 34억원을 투입해 항공전자 MRO 관련 기술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경북도와 영천시는 보잉사의 항공전자 MRO센터와 항공전자시험평가센터를 기반으로 보잉사의 협력업체 및 국내 항공기업 유치를 통해 항공전자산업 부품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협찬=경상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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