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발급 창구 '북새통' 홈페이지·전화 '먹통' 애먼 소비자는 '분통'

몰려드는 인파에 수시간 대기,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 먹통

21일 롯데백화점 대구점 롯데카드 고객센터에 신용카드를 배발급 받거나 해지하러 온 사람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우태욱 기자
21일 롯데백화점 대구점 롯데카드 고객센터에 신용카드를 배발급 받거나 해지하러 온 사람들로 크게 붐비고 있다. 우태욱 기자

금융고객 정보유출로 국민들이 2차 피해 우려와 카드 재발급 등으로 큰 불편을 겪고 있지만 카드사들은 임직원 문책과 막연한 피해보상만 들먹이며 속 시원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카드사에는 카드를 재발급하거나 아예 해지를 원하는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르고 있지만 수시간씩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카드사들이 상담채널을 자사 지점, 은행 영업점, 계열사 카드 모집대까지 확대했지만 현장 창구가 마비될 정도다.

정부와 금융당국, 정치권 역시 재발방지 대책을 서둘러 발표하는 등 사태수습에 나섰지만 2차 피해에 대한 국민 불안은 오히려 확산되는 양상이다.

◆카드 해지 폭주

3개 카드사에 대한 재발급'해지 신청 경로는 ▷홈페이지 ▷영업점 ▷자체 콜센터 등 3개다. 폭주하는 고객 신청 건수에 맞춰 정보유출 카드사들이 사실상 모든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청 폭주로 카드사 콜센터와 홈페이지가 원활하게 작동되지 않아 고객들의 또 다른 불만을 키우고 있다.

21일 지역의 카드사 창구에는 카드 재발급 등을 하려는 인파로 크게 붐볐다. 재발급과 해지로 구분된 창구 대기석은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일부 창구에는 대기자가 100명에 이르기도 했다. 전화로 해지를 원하려는 사람들은 더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21일 개인정보 유출로 체크카드를 재발급 받으려 했던 대학생 이미영(23) 씨는 "1588로 시작하는 A카드사 콜센터로 전화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카드영업 지점이 몇 개 되지 않는데 찾아가기도 애매해 하루종일 책에 손이 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날 기자가 직접 한 카드사 대표 번호로 전화를 건 결과 '고객님의 예상 대기시간은 약 20분 이상입니다'라는 음성이 나왔다. 홈페이지에서조차 접속지연 등의 문제점이 발견돼 고객들의 분노를 야기하고 있다. 정보유출 여부 확인은 무리가 없지만 재발급'해지 신청은 접속 지연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긴급출동 서비스까지 마비

카드사 홈페이지와 전화문의도 하늘의 별 따기 수준. 카드사 홈페이지는 사실상 마비돼 로그인조차 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ARS 자동응답도 연결이 힘들다.

'카드 교체 발급'과 관련된 상담뿐만 아니라 '보험사 긴급출동 서비스' 이용까지 '먹통'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21일 달구벌대로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당한 직장인 김영준(40) 씨는 1588로 시작되는 보험사 콜센터로 전화를 걸었지만 상담원과 통화할 수 없었다.

"출근시간이라 급한 마음에 보험사 콜센터로 전화를 걸었지만 수화기 너머로 '전산장애의 여파로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니 양해를 부탁한다'는 설명뿐이었다. 출근시간도 늦고 추위에 떨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번에 대량으로 고객정보가 유출된 이들 카드사는 17, 18일부터 개인정보 유출 조회 서비스를 개시하고 피해신고'예방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카드사는 고객 의사에 따라 영업점과 콜센터에서 카드 재발급, 해지, 정지 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나 관련 문의와 요청이 쇄도하는 상황이다.

실제 국민카드는 콜센터 및 피해예방센터 상담업무에 총 1천380명을 투입했으며, 롯데카드는 800여 명, 농협카드는 240명을 각각 투입했다. 그러나 고객 민원을 접수하는 데는 역부족이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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