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선 그동안 출마자들이 너도나도 출판기념회를 열어 세 과시나 선거자금 모금 수단으로 악용하는 등 삐뚤어진 '선거문화'를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이 많았다. 정치자금법상 국회의원이 한 해 받을 수 있는 정치후원금은 1억5천만원으로 제한돼 있다. 하지만 출판기념회를 통해 모은 돈은 정치후원금에 포함되지 않는데다 얼마를 모았는지 공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합법적인 선거자금 모으기로 활용되고 있다.
배영식 전 국회의원은 다음 달 12일 대구 노보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봉투를 없애기로 했다. 순수하지 못한 출판기념회라는 항간의 눈초리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다.
배 전 의원은 24일 "18대 국회에 있으면서도 이런 오해를 살까 봐 4년 동안 출판기념회를 한 번도 열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대구시장에 출마해보니 의정보고회를 할 수 있는 현역 국회의원에 비해 시민들에게 나를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출판기념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에겐 나를 알리고, 한 사람당 한 권씩 정액(1만원)을 받는 방법으로 깨끗하지 못한 출판기념회라는 오해를 풀 계획"이라고 했다. 정책홍보용 출판기념회라는 얘기다.
조원진 새누리당 국회의원(대구 달서병)은 2월 13일로 예정된 출판기념회를 '책 없는 출판기념회'로 구상하고 있다. 조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고 6년 만에 처음 하는 출판기념회인지라 어떤 방식으로 할지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 기존 방식대로 할 경우 여러 비판이 일겠지만 돈 벌 목적이면 서울에서 하지 대구에서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돈'이 사라진 출판기념회 콘셉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의원 측은 "책 내용은 현장에서 빔 프로젝트를 통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꼭 책을 사고 싶은 사람은 서점을 이용하면 된다"면서 "돈 봉투 대신 저자와의 대화, 대구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 등으로 채워 조 의원의 비전을 공유하는 '북 콘서트' 형식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공식 출마선언을 한 권영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은 오는 3월 3일 출판기념회를 계획하면서 '정가 세일'을 강조하고 있다. 무료로 나눠주면 기부 행위로 처벌받기 때문에 책을 정가에 판매해 '돈벌이용'이라는 주위의 곱잖은 시선을 비켜가겠다는 전략이다.
권 전 부시장은 "그동안 개인 이야기를 담은 책을 두 번이나 냈기 때문에 이번엔 대구의 비전이나 정책, 리더십 등의 내용으로 출판기념회를 열겠다"며 "다른 후보자에 비해 가장 늦게 출판기념회를 여는 것도 대구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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