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융권 사기대출 자금 해외도박 정황 포착

대출 규모도 5천억원으로 늘어

금융권의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사기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범죄에 연루된 KT ENS 협력사 대표들이 불법대출금으로 해외 도박을 벌인 정황이 포착됐다. 경찰은 KT ENS 협력업체 7곳이 은행으로부터 받은 사기대출금 5천억원대 가운데 일부가 도박 자금으로 쓰인 정황을 잡고 대출금의 사용처를 추적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수사대는 가짜 매출채권을 만들어 준 혐의로 구속된 KT ENS 김모(51) 부장으로부터 '협력업체 중 한 곳인 NS쏘울 대표 전주엽(48) 씨와 함께 지난 설을 전후해 두 차례 홍콩 마카오의 카지노를 방문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 씨가 가짜 매출채권 제공을 대가로 김 씨에게 해외 원정도박을 시켜준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전 씨는 지난 2012년부터 김 씨에게 매월 100만원 이상의 법인카드를 쓰게 해주고 벤츠 등 차량 리스비를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4일 홍콩으로 도주한 전 씨에 대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더불어 경찰은 11일 협력업체 5곳에서 압수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그리고 대출 관련 서류 등을 바탕으로 대출금의 사용처를 밝히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들 업체의 자본금이 100억원 미만임을 감안하면 불법 대출금을 사업이나 투자보다는 개인적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이들 협력업체들이 수사당국의 압수수색에 앞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앤 혐의에 대해서도 추궁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스마트폰주변기기 업계에서는 이번에 사기대출에 연루된 협력기업들이 사실상 서정기 대표가 운영하는 중앙티앤씨의 '계열사' 역할을 해 왔다며 사건의 몸통으로 서 대표를 지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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