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작가 박상삼 개인전이 12~26일 동원화랑에서 열린다.
박 작가의 작업 근간은 하늘과 땅으로 대변되는 자연이다. 그는 "자연이라는 화실은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자 에너지 발생의 근원이다. 야외 화실에서 자연과 교감하는 작업을 통해 나는 도를 느끼며 자연의 이치를 깨우친다. 하늘과 대지, 낮과 밤, 여름과 겨울, 오르막과 내리막은 우주의 삼라만상이며 인간사다. 우주의 삼라만상 앞에 내 자신을 맡기면 자연과의 대화가 그려진다"고 말한다.
자연에서 얻은 영감을 캔버스 위에 풀어내는 까닭에 작품 속 풍경은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특히 그는 대부분의 풍경화에 등장하는 일반적인 수평선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동양의 선을 강조한다. 이는 일반적인 풍경 작품과는 다르게 그의 작품을 음미하게 만든다.
풍경을 담아내는 기법도 독특하다. 작품은 두 개의 캔버스로 이루어져 있고 하나의 캔버스는 다른 하나의 캔버스 위 또는 아래, 측면에 위치한다. 이 둘이 어우러져 온전한 하나의 작품을 이뤄낸다. 구상적인 대지를 그린 작품은 절제된 색으로 이루어진 평면 추상화된 작품을 만나 대조와 긴장감을 연출하는 동시에 평온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 마치 세잔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그의 작품에서 미니멀한 부분은 상충되는 두 가지 예술 개념을 단순히 이어 붙이기 위한 방편으로 쓰인 것이 아니다. 장르의 합이라는 차원을 넘어 같은 대상에 대한 별개의 두 시점을 보여주는 일종의 장치다. 서로 연결된 그림의 배열에서 낡고 퇴색한 감성은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여유롭고 역설적인 유희가 엿보이는 이유다.
또 그는 모든 작품에 흙을 사용한다. 화폭에 담긴 장소의 흙을 물감과 섞어 장소의 특징을 드러내는 동시에 대지의 느낌도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한다. 이는 그의 작품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요소가 된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두고 영적인 추구이며 창조적 탐험이라고 말한다. 그에게 풍경은 자신이 서 있는 장소와 추억이 서린 유년시절의 장소, 그리고 한국의 대지를 이어주는 일종의 매개체인 셈이다. 한마디로 그의 작품은 작가와 대지의 애정어린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이를 두고 미술평론가 마르커스 로메로 "그의 작품 세계는 풍경 그림의 본질적인 요소를 압축시키고 밀어내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그가 앞으로 어떤 철학적 가치를 작품에 담아낼 지 기대된다"라고 평했다. 053)423-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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