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미 정상, 안보 의지 확실히 하라

세월호 참사로 무겁게 가라앉은 대한민국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5일 오후 방한했다. 우리 의료보험제도와 교육열 그리고 제품에 대해서 틈만 나면 칭찬을 아끼지 않은 오바마 대통령이 방일 일정에서 짬을 내서 우리나라를 찾아준 데 대해 조용히 환영한다.

세월호 침몰 사고에 대해서도 애도와 적극적 협조를 표시한 오바마 대통령은 안보와 경협 관련 정상회담을 타이트하게 잡고 있다. 북한이 4차 핵실험과 '4월 한방설'로 계속 엄포를 놓는 현실을 감안, 문화체험 중심에서 안보 행보에 집중하게 됐다.

1박2일 일정 가운데 두 차례 열릴 정상 회담에서는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 및 핵실험 위협을 포함한 안보 의제와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경협 문제 등을 다룬다.

안보 의제 가운데 우리가 집중해야 할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는 실효적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전시 작전권 전환 재연기 건의 경우 지난해 10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과 협의할 때, 전작권 전환의 조건'시기'절차를 올 상반기까지 결론 내리기로 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방한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에 동의를 표해주기를 기대한다. 그것은 세월호 참사로 집단 비탄에 빠진 대한민국을 위한 위로이자 따뜻한 지지의 표현이다.

또 북한이 추가 핵 도발을 못 하도록 하는 실질적인 조치도 나와야 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추가 핵 실험 시 상상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한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명시해서 북한이 '핵 오판'을 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 양 정상이 북핵 도발을 막을 실질적인 방안을 내놓고, 전작권 재연기에 합의한다면 대한민국 안보사에 큰 획을 그을 수 있다.

1950년 6'25전쟁 때 북한이 남침을 해왔을 때, 수세에 몰리면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피 흘려 2차 대전 이후 자유 진영의 가장 빛나는 승리를 거둔 대한민국의 상징성과 동북아 안보를 위해 오바마 대통령이 한 걸음 더 진전된 입장표명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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