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본 도쿄 중의원 회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아시아 연대회의'는 일제 만행을 다시 한번 국제사회에 일깨우기에 충분했다. 8개국에서 모인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생생한, 그러면서도 치욕스런 증언들을 쏟아냈다.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은 아베의 일본이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임을 고했다.
"그때 나는 인간이 아니라고,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일제 위안부 스리 스칸티 씨의 증언은 절절했다. "당시 2층에 감금돼 밖에 나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다. 저항하면 무자비한 폭행을 당했다." 그녀는 1945년 집으로 찾아온 일본군에게 강제로 끌려갔다. 그게 9살 때의 일이라고 했다. 그녀의 눈물은 아직도 마르지 않았다.
필리핀에서 온 에스테리타 디 씨는 마을에 채소를 팔러 나갔다가 일본군에 잡혀간 경우다. 일본군 주둔지 안으로 끌려가 성행위를 거부하면 머리를 탁자에 짓찧고 여러 명의 병사에게 반복해 성폭행을 당해야 했다는 증언도 잇따랐다. 한국에서 온 이용수 할머니는 집에서 일본군에게 끌려갔다. 일본군 방에 들어가기를 거부했다가 전기고문을 비롯한 각종 고초를 겪은 사실을 털어놨다.
이럼에도 아베의 일본은 여전히 '증거가 없다'며 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하고 있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에 대해서조차 소위 그들식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고노 담화를 희석시킬 명분만을 찾고 있다는 의혹을 떨치기 어렵다.
일본은 그들이 저지른 전쟁범죄에 대해 백번을 사죄해도 모자란다. 진정한 사죄는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일본 정부의 법적 책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그럼에도 일본은 민간기구인 '여성을 위한 아시아평화국민기금'을 만들었다는 등의 정부 책임을 회피하려는 온갖 꼼수만 부리고 있다. 이번 연대회의 참가자들은 고노 담화 사실을 입증하는 공문서 529점을 아베 정부에 제출했다. 강제연행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서다. 그러면서 이렇게 절규하고 있다. "우리가 바로 증거다." 아베의 일본이 이들의 절규에 귀를 막고 눈을 가리면 이는 새로운 범죄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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