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이 안전·미래를 위해…아이들과 투표소 동행 늘어

세월호 참사 영향…"지역 일꾼 뽑는 산 교육 밥그릇 싸움 정치인 그만"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1동 차량등록사업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가족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4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1동 차량등록사업소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가족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가족의 미래를 위해, 내 아이가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이번 6'4 지방선거 투표 현장의 키워드는 '가족'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안겨준 안전한 세상으로의 바람이 투표소로 모였다. 엄마, 아빠는 아이들과 투표소 동행에 나섰고, 저마다 "나의 한 표가 가족의 미래, 더 크게는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태지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선택을 보여줌으로써 아이에게 선거의 중요성과 한 표의 귀중함을 심어주는 산 교육의 장으로 삼기도 했다.

이상호(46)'손현정(39) 씨 부부는 4일 오전 7시 30분쯤 초등학교 3학년 딸과 함께 수성1가동 제1투표소를 찾아 "내 아이에게 부모가 어떤 사람을 뽑는지 보여주고 나중에 아이가 커서 누구를 선택할지 등을 잘 파악하라는 뜻에서 데리고 왔다"고 했다. 투표가 현장체험이라는 손 씨는 "투표 후에 누가 공약을 잘 지키는지, 혹시 잘못 뽑지는 않았는지 등을 아이와 함께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이 씨는 "최근 안산분향소에 다녀왔는데, 내 아이가 성인이 될 때쯤엔 밥그릇 싸움만 하는 정치인들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초등학교 6학년인 막내딸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고정숙(43'동구 신암동) 씨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선거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내 아이 미래의 안전을 결정하는 투표이기 때문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러 왔다"며 "어린 막내에게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지 설명하면서 지역 일꾼을 뽑는 산교육을 한 것 같다"고 했다. 고 씨는 "대학생인 나머지 두 딸에게도 후보의 공약과 경력을 살펴보고 반드시 투표하라고 일러놓았다"고 했다.

두 자녀와 함께 내당4동 제1투표소를 찾은 최수열(39) 씨는 "아이들이 투표소 경험은 처음인 만큼 투표를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아빠가 투표하는 모습을 신기해했다"고 전했다. 최 씨는 또 "자녀를 키우는 부모의 처지에서 안전이나 교육 정책에 관심이 간다. 이번에는 대구에서도 여당의 세가 예전과 같지 않다. 결과가 어떻든 공약과 초심을 얼마나 지키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7세 딸, 9세 아들과 함께 북구 침산3동 달산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은 김용희(40) 씨는 "아이들이 투표용지가 많다 보니 이게 다 무엇인지 가르쳐달라고 하더라"며 "올 들어 아이를 키우기 불안할 정도로 무서운 사고가 많이 일어났는데 당선자는 안전 관련 정책을 잘 세우고 실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함께 투표소를 찾은 황보승인(42'북구 침산3동) 씨는 "아이들이 대통령은 알아도 구의원, 시의원은 누군지 모르고 어떤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어릴 때부터 지방선거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어 데려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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