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혜택많다" 유치 후 나몰라라…중국 유학생 지역서 떠난다

한 때 4천명서 3명선으로 해마다 감소, 늘리기만 열중 관리는 무관심

중국인 유학생이 대구경북 대학으로 향하던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한때 4천 명에 육박했던 경북대'영남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대구대 등 대구경북 소재 5개 대학의 지난해 중국인 유학생(학부) 수는 3천129명으로 줄었다. 이는 정점이던 2010년(3천913명)에 비해 784명(20%) 감소한 것이다. 이들 대학의 전체 중국인 유학생 수는 2010년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관계기사 3면

교육부에 따르면 대구경북 5개 각 대학의 중국인 유학생 감소현상은 2010년을 전후해 두드러지고 있다. 2010년 733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공부했던 대구대는 지난해에는 324명에 그쳐 55.8% 줄었다. 영남대는 947명(2011년)에서 722명(지난해)으로, 계명대는 980명(2009년)에서 801명(지난해)으로 감소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전체 외국인 유학생 중 중국인 유학생의 비율도 낮아졌다. 4년 전만 해도 전체 유학생의 80~90%가 중국인이었으나 최근엔 60~70% 수준까지 떨어졌다. 대구대는 2009년에 88.3%를 차지했던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지난해에 62.1%로 급락했고, 경북대와 영남대도 80%에서 60%대로 하락했다.

이처럼 중국인 유학생 수가 준 데는 이유가 있다. '한류' 바람에 한국행을 선택했지만 한국어가 서툴러 학업이 힘들고, 어렵사리 졸업장을 따도 국내에서 마땅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서다. 또 대구경북 소재 대학 졸업장이 중국에서 그다지 매력적이지 못한 것도 원인이 됐다.

모 대학 3학년인 허지아환(25) 씨는 "중국기업들은 미국이나 유럽 대학의 졸업장을 더 인정해주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 대학 졸업자가 2천500위안(44만원)의 월급을 받지만, 프랑스 유학생 출신의 월급은 4천위안(70만원) 정도이다"고 했다.

중국인 유학생 감소 현상은 '양' 늘리기에만 열중한 대구경북 대학들이 '질'을 높이는 데는 관심을 두지 않은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대학들은 유학생 유치에는 힘을 쏟으나 그들의 진로에 대해서는 실태 파악조차 하지 않을 정도로 무관심하다.

경북의 한 대학 국제교류팀 관계자는 "2001년 정부가 외국인 유학생 정책을 내놓으면서 대구경북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 유치에 뛰어들었으나, 중국인 유학생들이 요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소홀하면서 중국인 유학생들이 현지 적응 등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대구경북 유학이 점차 매력을 잃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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