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6기 출범을 알리는 대구'경북도내 대다수 시장'군수들의 취임식 콘셉트는 '자중'과 '간소'였다. 세월호 참사 여파에 따라 자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다 어려운 경제 상황과 혼란한 정국을 감안해 가능한 한 취임식을 간소하게 치르는 추세였다. 더러는 정례조회로 대체하거나 민생현장을 찾아 주민 혹은 사회적 약자와 소통하는 것으로 첫 공식일정을 시작했다.
유력 인사들을 줄줄이 초청한 가운데 식전공연과 함께 거창하게 열던 과거의 취임식과는 달리 화환도 사절한 채 직원들과 조촐한 취임식을 한 후 봉사활동으로 임기를 출발하는 등 실속있는 주민 다가서기가 취임식 코드의 대세였다. 그런데 동해안에 위'아래로 자리한 울진과 영덕 군수의 취임식만은 유난히도 성대(?)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재선인 임광원 울진군수의 취임식은 주민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행사와 축하공연으로 막을 올렸으며, 행사 후 참석자들에게 떡과 두유를 선물로 나눠주는 선심까지 베풀었다. 게다가 울진 출신 주요 정치권 인사가 취임식에 특별히 참석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가 사후에 정정하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초선인 이희진 영덕군수의 취임식도 이에 못지않았다. 전'현직 국회의원 및 기관단체장을 비롯한 공무원과 주민 700여 명을 불러모은 가운데 궁중무용 공연과 군기 전달이 거행됐으며 축사와 합창이 이어졌다. 특히 이번 취임식에는 군내 상주인구의 10%에 가까운 수치인 3천여 장의 초청장을 보내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 위화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이 모두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단체장이라는 사실이다.
불법 선거자금을 수수한 의혹으로 또는 돈 봉투 사건으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군수의 '성대한 취임식'을 두고 안팎에서 더욱 마뜩잖은 눈길을 보내는 이유이다.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였지만, 간소한 취임식을 한 한동수 청송군수와도 비교되는 사안이다. 혹여 선거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희석시키거나, 자신의 정치적 건재를 과시하기 위한 이벤트성 취임식이었다면 더 큰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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