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점'과 '76점'.
대구와 경북의 교통문화 수준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따져보면 점수가 형편없는 곳이 수두룩하다. 평균점수에 묻혀 드러나지 않던 대구경북의 시'군'구들의 교통안전과 문화 수준을 살폈다. 본지 취재팀이 교통안전공단의 '2013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의 시'군'구 31곳 중 수성구가 85.2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고령군은 51.66점으로 최하위였다.
경북의 10개 시 중엔 영주시가 77.70점으로 1위, 상주시가 71.20점으로 꼴찌였다. 대구경북의 14개 군 중에서는 달성군이 가장 높은 점수(77.98점)를 받았고, 울진군(75.21점), 청도군(73.97점), 칠곡군(73.59점)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경북, 교통안전 부문 중'하위권
대구경북은 '교통안전' 부문에서 전국 중'하위권이다. 교통사고는 인구 10만 명당(이하 기준 동일) 대구 576건, 경북은 578건으로 전국 평균(439건)에 비해 32%나 높았다. 전국 광역시'도 17곳 중엔 각각 13위와 14위다.
교통사고 건수 자체가 많다 보니 사망자도 적지 않다. 경북은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인구 10만 명당 21명으로 전국 평균(11명)의 2배에 이르며, 17곳 광역시도 중 성적은 16위다. 대구는 전국 8개 특별'광역시 중 6위다.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를 대구경북의 지자체(시'군'구)별로 보면 전체 31곳 중 20곳(65%)이 전국 평균보다 높았다.
대구 중구는 지난해 1천62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전국 69개 구 평균(425건)의 4배에 이르렀다. 경북에선 경주시(841건)와 영천시(739건)가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꼽혔다.
사망자 수는 고령군이 51명으로 전국 군 단위 평균(30명)보다 훨씬 많았고, 청송군(49명)과 의성'예천'군위군(각 46명)이 뒤를 이었다.
보행행태와 교통약자 부문에서도 성적은 저조했다. 특히 경북은 횡단보도 신호 준수율이 낮았다. 봉화군은 10명 중 횡단보도 신호를 지키는 사람이 3명에 불과했다. 신호를 지키는 보행자가 고령군에서는 10명 중 4명에 불과했고, 경산시'청도'군위군에서는 평균 6명이었다.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의 불법주차도 심했다. 영덕군은 스쿨존 공간의 49%를 불법주차 차가 차지했고, 의성(25%)'달성(23%)'군위군(20%)도 어린이의 등'하교 공간을 침범하는 차가 많았다. 대도심권인 대구 북구(19%)'남구(18%)'중구(15%) 등도 스쿨존 불법 주차가 10%를 넘었다.
◆시설 개선과 안전 교육이 '특효'
인구가 적고 교통시설 투자가 어려운 농촌지역으로 갈수록 교통문화지수가 낮았다. 이들 지역은 고령화와 부족한 예산 탓에 전반적으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시설 면에서도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가 대도시에 비해 적었고, 중심가를 벗어난 도로는 보행로도 설치되지 않은 곳이 많다. 반면 차들은 대도시보다 속도를 높여 달리기 때문에 사고 위험은 큰 편이다.
대구에서는 유동인구와 차량 통행량이 많은 중구가 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가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고령(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높은 편인 북구와 서구는 교통문화지수가 낮았다.
교통문화지수를 끌어올리려면 적절한 시설 개선과 맞춤형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어린이와 노인이 주로 다니는 곳은 어린이'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제한속도를 낮추고, 불법 유턴이 잦은 도로엔 중앙분리대, 혼잡한 교차로엔 회전교차로 등의 설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장상호 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 교수는 "지자체마다 특화된 대책이 필요하다. 인구와 통행량이 집중된 도심은 시설에 투자하면 교통안전과 문화가 개선되는 폭이 크기 때문에 효율성이 높다"며 "농촌지역은 경로당 순회교육 등 연령별 맞춤형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개선 효과를 높여야 한다"고 했다.
※교통문화지수
교통안전공단이 매년 전국 230개 시'군'구의 교통안전의식과 문화수준을 비교해 발표하는 자료다. 운전행태(정지선 준수율과 안전띠 착용률 등)와 교통안전(교통사고 건수와 사망자 수 등), 보행행태(횡단보도 신호 준수율), 교통약자(스쿨존 불법주차점유율, 노인과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자 수) 등 5개 영역 17개 항목을 조사한 뒤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다. 이 자료는 교통 관련 정책개발의 기초자료 및 근거로 쓰인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