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주의 정치 이슈] 7·30 재보선 막판 변수는?

표심 흔들 2장의 카드 '유병언·단일화'

전국 15곳, 역대 최대 규모의 '미니 총선'이 예고된 7'30 재보궐선거 막판에 두 변수가 등장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시신 발견과 야권 단일화다. 정치권은 유 전 회장 시신 발견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의 부실 수사는 여권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믿지 못할 정부'에 야권이 '정권 심판론'을 부채질하면 표심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야권 단일화를 두고선 단일화 효과보다는 '후보 주고받기' 구태의 반복이라는 지적이 일면서 야권에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한다" 공세

새정치연합은 유 전 회장의 시신이 발견된 지 40일이 지나서야 신원을 확인한 것을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해임 ▷황교안 법무부 장관과 이성한 경찰청장의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참사 이후 수습과정에서 잘못된 인사(人事)로 화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유병언) 검거 실패와 시신 발견은 청와대와 정부의 시스템 붕괴를 재확인하는 또 하나의 참사다. 박 대통령은 책임을 느끼고 사과하고 책임자를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월호 참사, 인사 참사, 유병언 참사는 3대 참사로 그 정점에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 박 대통령이 3대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비서실장을 해임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인터넷상에선 유병언 관련 미스터리와 의혹이 숱하게 제기되고 있다. 시신 바꿔치기설, 밀항설, 타살설 등이다. 그의 죽음을 믿지 못하겠다는 각종 말이 쏟아졌다. 이에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는 "유병언 미스터리가 숱한 괴담과 의혹을 낳고 있다. 마치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책임이 유병언에게 있는 것처럼 말하며 유병언 체포를 직접 챙긴 대통령이 의혹과 불신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국민에게 직접 설명해주셔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와 유병언을 유세전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국민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선거 당일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참사 100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월호 특별법을 처리하지 못하는 정치권이 표를 얻고자 유병언 공방을 이어가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기류가 번지고 있다.

◆단일화 효과냐 단일화 구태냐

야권이 분열해 새누리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 같았던 재보선이 막판 단일화 변수에 요동치고 있다. 야권연대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4일 성사되면서다. 서울 동작을, 경기 수원정, 수원병에서는 여야의 1 대 1 구도가 성사되면서 사퇴한 후보의 표가 단일화 후보에게 고스란히 넘어갈지 주목되고 있다.

이날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는 후보직을 전격 사퇴, 정의당 노회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러자 수원정(영통)의 정의당 천호선 후보, 수원 병(팔달)의 정의당 이정미 후보가 잇따라 후보직을 던지며 새정치연합 박광온'손학규 후보가 단일화 후보가 됐다. 두 후보 모두 박'손 후보 지지를 공식 발표했다.

기 후보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새정치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은 "기 후보는 최근 언론매체 여론조사에서 확고한 2등이고, 확실한 상승세에 있었지만 야권 승리를 위해 고뇌에 찬 결단을 했다. 다른 지역에서도 야권분열 때문에 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야권 단일화가 보수진영의 결집을 불러올 것이라 진단한다. 동작을에서 정의당 후보가 단일화되는 대신, 수원정'병에서 정의당 후보가 사퇴하면서 지역구를 나눠 먹는 식으로 비친다는 것이다. 노회찬을 살리려고 천호선과 이정미를 주저앉혔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단일화 시점이 너무 늦어 애초 기대했던 효과도 적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완료돼 사퇴한 후보의 이름도 적혀 있다는 점에서 사표가 많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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