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구문화재단(대표 문무학)이 창립 5주년을 맞았다. 2009년 7월 출범 당시에 비해 사업규모와 인력이 5배 확대되는 등 양적, 질적으로 많은 성장을 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여전히 대구문화재단은 많은 숙제를 안고 있다. 문화예술계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진작시켜야 대구문화재단 설립의 본래 취지에 보다 충실하기 위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점들을 점검해봤다.
◆5년 만에 타 시도 모범 사례가 되다
문화예술지원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편해 타 문화재단의 모범 사례로 벤치마킹되고 있다. 소규모 지원부터 고액사업 지원까지 단계별로 육성시스템을 구축하고, 2013년에는 전국 최초로 심사참관인제도를 신설해 지원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인 점은 눈에 띈다. 또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중심의 예술지원 컨설팅, 신진예술가 지원사업, 예술인커리어개발지원, 차세대문화예술기획자 양성사업 등 차세대 예술가를 지원하는 체계도 확립했다. 이런 성과에 힘입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획득할 수 있었다.
또 가창창작스튜디오, 범어아트스트리트, 디지티켓스(dgtictets), 대구문학관과 올해 추진 중인 공연예술종합연습실 등 문화예술 기반 시설을 확충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자율성, 독립성 확보는 과제
숙제도 많다. 기금수익이 감소하면서 재정자립도가 흔들리는데다 연간 사업비마저 타 시도 재단과 비교해 많이 부족하다. 당초 재단적립금 185억원으로 출발해 현재 217억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잉여금 30억원과 재단 운영 잉여금 2억원을 더 보탠 금액이다. 서울문화재단은 적립기금이 1천253억원이며, 인천은 512억원, 부산은 243억원 수준인 것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인천문화재단은 2020년까지 1천억원 기금 적립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광주와 대전 역시 적립 기금 목표액을 500억원으로 정해놓고 시 예산 출연을 명문화하고 있다. 문무학 재단 대표는 "기금 조성 조례를 제정해 매년 문화 관련 일반 회계의 2%를 적립하는 등 안정적인 재정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시의 간섭에서 벗어나 재단 자체의 자율성을 키우는 것 역시 숙제다. 대구시 공무원 몇 명이 하던 일을 재단이 대행하는 것뿐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보니 '문화예술과 산하 하부조직'이라는 말이 공공연히 들릴 정도다.
문화 메세나 운동을 좀 더 활성화하는 것도 지난한 과제다. 문화나눔 ARS 기부와 후원자 모집 등 모금 시스템은 갖춰졌지만, 현재 ARS기부가 한 달 평균 200명 선으로 40만원, 1만~10만원 정도의 월 정기 약정 후원금이 200만원 정도로 여전히 기부는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키워나가야 할 5년
창립 5주년을 맞아 기금 확보 외에 5대 중점 추진 사업을 발표하고 다가오는 5년을 준비하기로 했다. 문화예술 통계지표조사와 문화예술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문화정책 생산역량도 강화하겠다는 것이 두 번째 목표다. 또 '차세대 문화예술기획자 양성 사업' 등을 통해 문화창조 매개인력 500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지역 대학의 기초예술 전공자의 배출이 늘어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기획자 등 창의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국제교류 창작기반 시스템의 구축도 재단이 정한 중점 추진 사업 중 하나다.
문화재단이 최종 도달해야 할 목표점인 '고품격 공연문화도시 조성'을 위해 창작을 위한 기반시설도 확충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구는 현재 풍부한 공연장(60여 개, 1천 석 이상 9개)과 공연인력(6천 명 정도), 예술단체(470여 개) 등을 갖고 있지만 공연을 올리기 위한 연습장과 같은 시설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 문 대표는 "동남권 공연창작의 거점기능을 수행하는 멀티형 대구공연창작지원센터를 조성하기로 하고, 총예산 25억원의 국비를 확보해 이미 추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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