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서라, 내가 보인다/ 허허당 지음/ 지혜나무 펴냄
길 위의 수행자로 불리는 허허당 스님의 인도행 결과물이다. 그의 발길이 닿은 나라는 50여 개국에 이른다. 아시아는 물론 남미, 아프리카, 유럽 등 발길 닿는 곳이면 어디든지 수행의 거차가 됐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모두 스승이며 친구가 됐고 스위스, 하와이 등에서는 선화 작품전도 열었다. 허허당은 1974년 가야산 해인사로 출가하여 1976년 해은 스님을 은사로 득도한 뒤로 향곡 선가 문하에서 선 수행을 쌓았다. 1978년 붓을 잡기 시작한 뒤, 1983년부터 지리산 벽송사 방장 선원에서 선 수행과 함께 본격적인 선화 작업에 들어갔고, 그 뒤로 꾸준히 선화 전시회를 열어 오고 있다.
이 책에는 길 위에서 참 '나'를 만나는 저자의 깨달음을 담고 있다. 인도의 길 위에서 저자는 "나는 것도 없고 죽는 것도 없고, 더러운 것도 없고 깨끗한 것도 없고,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다"고한 부처의 말을 생생하게 체험한다. "진정한 성인은 길을 떠나지 않는다. 그들은 모두 길에서 태어나 길에서 자라고, 길에서 깨닫고, 길에서 설법을 하다, 마침내 길이 되었다." 허허당의 말은 이어진다. "진정한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운 풍경을 만나는 것보다 새로운 자신을 만나는 데 있다."
아무것도 지니지 않은 채 길 위에서 진정한 나를 만나고, 몸과 마음의 두께들을 걷어 내는 그의 체험과 깨달음을 담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또한 독자들로 하여금 참된 나와 참된 너를 돌아보고 가벼운 자유를 일깨워주는 '길'이 될 것이다. 이 책과 함께 하는 여행은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너무나 편하고, 평생 기억될 수 있는 여행길이 될 것이다.
200쪽, 1만4천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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