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쪽방촌 마을기업 식당 "우리도 자활 할 수 있다"

'따신 밥 한그릇' 새단장 市 지원사업에 뽑혀 이전

마을기업
마을기업 '따신 밥 한 그릇' 개업식에 주민들이 참석해 축하하고 있다. 서구청 제공

마을기업 식당 '따신 밥 한 그릇'이 13일 대구 서구 평리4동 희망드림센터 1층에 문을 열었다. 따신 밥 한 그릇은 사단법인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이 2011년 11월 서구청 건너편 골목에서 운영하다 올 4월 대구시의 마을기업 지원사업에 신청, 선정되면서 자리를 옮겨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따신 밥 한 그릇은 개발원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돼 4, 5가지의 반찬과 국 등을 맛깔스럽게 차려 내놓으면서도 가격은 보통 식당보다 싸게 해 손님들을 그러모았다.

수익금을 쪽방 거주민들 돕는 데 써온 따신 밥 한 그릇은 마을기업으로 재탄생하면서 아예 쪽방 거주민 6명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 조리와 배달 등에 투입해 그들의 직접적인 자활을 돕는다.

수익금도 매달 동네 어르신 무료 식사 제공과 홀몸노인 밑반찬 배달에 쓰기로 했다. 대구시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국비와 시비 4천500만원의 지원을 받게 된 만큼 좋은 조리환경에서 만든 음식을 서비스하고, 쪽방 거주민과 노숙인들에게도 일자리 제공을 점차 확대해 이들의 자립'자활과 좋은 일에 더 많이 애를 쓰기로 했다.

그럭저럭 잘 운영되던 식당을 마을기업화하고 장소까지 옮기는 데 대해 개발원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많았다. 식당이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서 유동인구가 적은 주택가로 이전하게 되면 그동안의 단골손님마저 끊기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식당의 존재 이유가 쪽방 거주민 등의 자활을 돕는 취지였기 때문에, 무료 진료소와 쪽방 거주민'노숙인들의 보금자리를 갖추고 있는 희망드림센터로 옮기고 그들을 직접 고용하면 자활'자립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이면서 큰 결심을 하게 됐다.

마을기업 식당 개업식 때 참석한 주민들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하며 힘차게 문을 연 '따뜻한 밥 한 그릇' 운영자 장민철 자원봉사능력개발원 쪽방상담소장은 "2년 넘게 쌓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식당을 더욱 활성화시켜 이곳에서 일하는 쪽방촌 거주민, 노숙인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의식을 심어주고, 주거와 일자리를 한 곳에서 해결함으로써 안정적으로 자활과 자립을 도와 그들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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