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풍수 대가의 충고 "돌로 막힌 납골당 모실 바에야 산·강에 뿌려라"

연휴 단골 주제 '명당'

풍수는 "땅과 그 기운을 연구하여 인간의 추길피흉(追吉避凶), 즉 복을 부르고 화를 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풍수는 인간이 좋은 땅을 찾다가 나온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몸에 대한 연구의 결과를 땅에 적용시킨 것이다. 또 풍수라는 말은 '장풍득수'(藏風得水)가 그 어원으로 글자 그대로 '바람을 갈무리(저장)하고 물을 얻는 것'이다. 바람과 물이 중요한 판단의 근거가 된다.

산 사람은 땅의 생기 위에 앉아 삶을 영위하면서 그 기운을 얻는 반면, 죽은 자는 땅속에서 직접 생기를 받아들인다. 그래서 죽은 자가 얻는 생기는 후손에게 그대로 이어진다고 여겼는데, 이를 동기감응(同氣感應)이라고 한다. 기를 쓰고 좋은 터를 잡으려는 이유다. 동기감응이라는 말에서 키워드는 바로 '뼈'다. 조상의 뼈가 명당이라는 땅의 좋은 기운을 받아서 자손의 뼈로 전송하면 자손이 하는 일마다 잘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양자와 양부, 또 그 조상의 사이에서도 이 원리가 적용되는 것을 보면 뼈도 중요하지만 같은 환경에서 사는 인간세상의 관계 역시 풍수를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명당(明堂)의 반대말은 흉지(凶地)이다. 명당이나 길지가 있으면 으레 흉지도 있는 법이다. 또 명당보다 흉지가 더 많다. 명당에 모시면 좋은 일이 이어지지만 그 반대로 흉지에 조상묘를 모시면 패가망신에 이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가 무덤으로 덮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화장 권장운동이 번져나가고, 시대 변화 속도만큼이나 조상 섬기기의 정성이 약화되고 무엇보다 핵가족 사회가 되면서 매장문화가 급속도로 퇴조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자식들이 무덤을 돌봐주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입버릇처럼 말은 하면서도 명절을 앞두고는 어김없이 벌초를 하고 묘사, 시사, 절사 등 조상묘 모시기에는 열심이다. 자식이나 후손된 도리로 당연히 모셔야 하지만 단순히 인간 도리 지키기만이 그 정성을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조상의 음덕이 나와 나의 자식에게 발복으로 나타나주기를 기원하는 마음도 짙게 깔려 있는 것이다.

차례를 지내고 조상 산소를 찾아가는 추석 명절을 맞아 풍수에 대한 이야기를 지역 풍수의 대가들을 만나 들어봤다. 세부적인 사안에서는 서로 주장과 설명이 조금씩 달랐다. 그러나 이들이 이야기하는 풍수의 요체는 한마디로 상식에 어긋나지 않아야 하고 자연이나 주변과도 조화를 이루는 자연스러움이었다. 특히 이들은 새로운 장묘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석조건축물을 방불케 하는 납골당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매장보다 더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동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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