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가 튼튼한 사람은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으로 자랍니다."
성씨와 족보, 예절과 전통문화 교육을 내세워 학생들이 자신의 뿌리를 찾아 정체성을 갖고 올바른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전직 교사와 언론인들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전직 언론인들로 구성된 대구경북언론클럽은 이런 취지로 지난해 1월 대경뿌리학교(이하 뿌리학교)의 문을 열었다.
류우화 대경뿌리학교장은 "몇 해 전 대구에서 학교 폭력으로 학생들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집단따돌림과 폭력 등은 입시에만 매달려 인성교육을 등한시한 교육 현실이 빚어낸 안타까운 일이다. 이 시대 학생들을 위해 어른이 해야 할 일이 뭘까를 고민하다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뿌리학교를 열게 됐다"고 했다.
뿌리학교는 대구시교육청과 민족뿌리교육협력 협약을 맺고, 또 대구시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으면서 체계를 갖췄다.
상근자 10명과 강사 50여 명은 초'중'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성씨와 본관, 시조와 가계, 서원'종택 탐방, 전통놀이문화 체험 등을 통해 '나의 뿌리'를 알도록 가르치고 있다.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거쳐 간 학생만 2천 명이 넘는다. 교육은 '나의 뿌리 찾기'와 '뿌리문화 탐색' '뿌리체험' 등 3개 분야에 마련된 16개 과정으로 진행된다. 각 과정엔 이론과 실습, 체험, 현장탐방 등으로 채워져 있다. 첫 출발은 성씨와 족보, 친인척, 가훈 등에 대한 이해로 자신의 근본을 찾고 인사하기, 반듯한 몸가짐, 전래놀이 등 전통문화 체험 등으로 이어진다.
올 4월 뿌리학교의 '청소년 자아 존중감 향상을 위한 뿌리 튼튼 교실'에 참여한 대구 신흥초등학교 학생들은 뿌리교육의 중요성을 몸소 익혔다. 5학년 2반인 현재민 군은 "그동안 친척들에게 호칭을 잘못 불렀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이제부터라도 배운 대로 정확한 호칭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같은 반 최혜주 양은 "뿌리 교육을 받은 뒤 명절에 친하게 놀았던 친척 언니가 나와 어떤 관계인지를 제대로 알게 됐다"고 했다.
뿌리학교는 활동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구시사회복지관협회와 협약을 맺고 복지관을 찾는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전통문화 계승과 민족 뿌리 교육을 벌이고 있다. 올 6월엔 대구 4개 종합사회복지관을 이용하는 학생 60여 명을 초청해 대전뿌리공원과 대전국립중앙과학관 등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더불어 학부모 특별교육을 통해 가정교육의 기초인 밥상머리 교육과 조상 자녀양육의 지혜를 전수하고, 다문화가정의 부모와 자녀를 대상으로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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