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모(49'대구 수성구 범어4동) 씨는 진밭골 등산로를 찾을 때마다 눈살을 찌푸리기 일쑤다. 산악 오토바이가 3, 4대씩 줄지어 굉음을 내며 등산로를 질주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오토바이 소음이 수㎞까지 들릴 정도로 시끄러운데다 안전사고도 우려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다. 문 씨는 "참다못해 오토바이 타는 사람에게 항의도 해봤지만 '당신 산이냐'며 오히려 핀잔을 들었다"며 "구청에 민원도 넣어봤지만 별 소용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진밭골~용지봉 등산로(10㎞ 정도)가 산악 오토바이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등산로는 도심과 가까운데다 가파르지 않아 등산객들이 애용하는 코스다. 하지만 3년 전부터 레저용 산악 오토바이족이 수시로 나타나면서 등산객이나 음식점 업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등산로 입구의 한 음식점 주인은 "산악 오토바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와서 30분 이상 주행을 하는데, 소음이 워낙 커 영업에 방해될 정도"라고 했다.
등산로 훼손 피해도 적잖다. 이 등산로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모(47'동구 신천동) 씨는 "오토바이가 흙길에서 가속하는 바람에 파인 곳이 많다. 이런 곳은 비가 오면 흙이 쓸려 내려가 등산로가 울퉁불퉁해진다"고 했다.
안전사고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오토바이가 지나가면서 흙길의 돌을 튀게 하거나 등산객과 부딪칠 뻔한 일도 자주 발생한다는 것. 이 때문에 오토바이족과 등산객 사이에 마찰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등산객 이모(53'수성구 지산동) 씨는 "조용히 등산을 즐기러 진밭골을 찾았다가 기분만 망치고 내려간 일이 있다. 한번은 산악 오토바이족과 멱살을 잡고 싸운 적도 있다"고 했다.
수성구청은 오토바이족을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등산로 입구에 '오토바이 출입금지'라는 현수막을 걸고 등산로에 U자형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지만 효과가 없다는 것. 수성구청 관계자는 "민원이 많지만 현재 관련 법인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 탈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어 단속을 못하고 있다. 오토바이가 빠르다 보니 계도도 쉽지 않다"며 "능선 폭을 줄이는 등 다각도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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