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强달러 앞에 '와르르'…코스피 200선 붕괴

달러화 강세에 원'달러,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지수는 2000선 밑으로 떨어졌다.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으면서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원50전 오른(원화 가치 하락) 달러당 1062원70전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닷새 연속 올라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이 4.9%(49원60전)에 달했다. '글로벌 강(强)달러'라는 흐름에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통화 가치가 동반 추락하고 있다.

원화 강세를 기대하고 들어왔던 외국인 투자자금은 발을 빼기 시작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에 10월 첫날부터 코스피 2천선이 무너졌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더기 '팔자'에 나선 것이 지수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엔화 약세, 중국의 성장 둔화 등 반복적으로 제기된 대외 악재에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8.55포인트(1.41%) 내린 1,991.54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천선을 내준 것은 지난 7월 14일 이후 약 2개월 반만에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포스코가 3.35% 내려앉았고, 현대모비스, LG화학, KB금융이 2% 이상 급락했다. 국내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도 2.36% 급락한 115만6천원을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도 110엔대까지 치솟아(엔화 가치 하락) 엔저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엔저 대책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미국 경제가 '나홀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각국에 강달러 충격을 촉발한 데 따른 것이다. 이달 테이퍼링(양적 완화 축소)이 완료되는 상황에서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을 내다본 자금이 속속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신흥국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엔저와 내수 부진에 신음하고 있는 한국 경제엔 또 다른 불안 요인이다.

이 와중에 한국은행이 엔저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채권 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78%포인트 급락한 연 2.219%에 마감했다. 사상 최저치를 또 다시 경신한 것이다.

굿모닝 신한증권 정연준 시지지점 부지점장은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축소)종료와 금리 인상 추진으로 글로벌 자금이 선진국으로 향하면서 당분간 외국인 수급에 기대를 갖기 힘들어졌다. 당분간 하락 국면이 지속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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