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공공도서관은 도시의 미래이자 경쟁력

대구의 앞날을 만들어가야 할 공공도서관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 한국도서관 연감에 따른 대구의 공공도서관(사립 포함)은 27개로 세종시를 제외한 16개 광역시도 가운데 12번째로 적다. 약 10만 명당 도서관 1개인 셈이다. 꼴찌를 면했으나 낙제 수준이다.

도서관의 숫자뿐 아니라 도서관의 3대 구성 요소인 시설'장비'사서 모두 바닥권이다. 대구시민 한 명이 공공도서관에서 빌릴 수 있는 책 수는 2012년 기준 1.2권으로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역시 12위에 그쳤다. 특히 열세를 보이는 것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대구 남구이다.

16만 6천여 명이 모여 사는 대구 남구는 공공도서관이 남부도서관 한 곳밖에 없다. 공공재인 도서관을 이용하는데도 달서구(8개) 수성구(6개)와 비교해서 남구가 큰 차별을 겪는 현실은 대구시 차원에서 시급히 개선해주어야 한다. 재정자립도가 낮고 소득수준이 낮은 곳일수록 정부'광역정부 차원에서 공공도서관 건립이나 교육지원 등을 통해서 이를 보완해주어야 한다. 중앙과 지역 간 격차도 정책으로 줄여나가야 하듯이, 지역 내 자치구별 불균형도 정책으로 보완해주어야 한다. 바로 미국이 소수민족, 흑인, 빈곤여성 등을 상대로 한 헤드스타트 프로그램을 통해서 이들이 늪과 같은 삶에서 빠져나와 사회지도층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도서관 이용 행태는 문제이다. 아직 공공도서관을 정보 습득의 장(場)이나 새로운 기술이나 교양을 쌓는 적소(適所)로 활용하지 않고, 독서실처럼 공부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선진 각국의 도서관들은 성인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세대들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가는 꿈의 공장(factory)으로 변모하고 있다.

영국이 대표적이다. 영국 런던의 기초자치단체인 타워햄릿츠의 공공도서관은 간판이 라이브러리(library)가 아니라 아예 '아이디어 상점'(idea store)이다. 주민의 절대다수가 무슬림 뱅골리안(이스람교를 믿는 뱅골계 사람들)이어서 런던에서 가장 못살던 타워햄릿츠는 접근성이 제일 좋은 시장통에 최현대식 아이디어 스토어를 운영하면서 놀랄 정도로 변신하고 있다. 대구의 공공도서관도 모자라는 시설 보완 못지않게 정책비전도 재조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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