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세종대왕이 민초들을 위해 만든 한글에 긍지·희망 가져야

시월은 상서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얼마나 아름다우면 조선이라 이름지었으며 민초들이 어려운 언어로 고통받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임금이 친히 글을 창제한 날을 기리는 것도 시월에 있습니다. 고조선과 조선은 지금도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조선의 산천은 어디를 봐도 수려함 그 자체인데 창덕궁을 둘러싼 풍광이 이를 압권적으로 표현하고 거기서 왕과 신하가 백성을 돌보는 정사를 부단히 펼쳤음을 봅니다. 왕조의 지난한 부침. 한때 외족에게 나라를 빼앗긴 실수 때문에 오백 년 사직 전부가 실패라는 평을 받아온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조선이 정말 실패한 왕조였다면 광복을 위한 노력, 공산화를 막기 위한 피땀 흘린 거국적 투쟁을 벌일 이유 자체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조선은 왕의 나라이기 전에 먼저 백성의 나라이기를 꾸준히 도모했습니다. 지난 육십 년간 우리는 적화위협을 이겨내며 경제자립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뤄냈습니다. 이러한 저력도 따지고 보면 한국 역사를 관통하며 면면히 흘러온 교육의 힘에 있습니다.

왕이 백성을 위해 글을 창제했다는 것에 모든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맑고 드높은 조선의 시월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긍지와 희망을 가지고.

김준규(mf33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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