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소나무들이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다. 상록수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단풍이 든 것처럼 산 곳곳에는 갈색으로 변해버린 소나무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발견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솔수염하늘소, 북방수염하늘소 두 종류의 매개충이 소나무 새순을 갉아먹을 때 몸속에 있는 재선충이 상처를 통해 침입한 뒤 나무의 수액과 영양분의 이동통로를 막아 말라 죽게 하는 것이다. 한 번 감염되면 100% 고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포항에는 재선충병에 취약한 해송(海松)이 많아 전국 최대의 전염지대로 불릴 정도로 재선충병이 창궐하고 있다.
포항시가 100억원이 넘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방제대책을 세우고 이미 고사된 소나무를 제거하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소나무재선충병은 좀처럼 숙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흥해읍, 구룡포읍, 연일읍 등 3개 읍과 송라면, 청하면 등 7개 면 84개 이'동에서 재선충병이 발생했고, 감염목을 기준으로 반경 2㎞ 구역에 지정하는 소나무류 반출금지구역은 이들 3개 읍과 9개 면, 150개 이'동(면적 7만70㏊)이나 된다.
피해도 막대하다. 지난 2004년 포항시 기계면에서 최초 발생한 이후 지난해와 올해에 극성을 부려 올 상반기까지 벌써 70만5천 그루의 고사목을 제거했다. 포항시 전체 소나무 2천600만 그루의 2.7%를 차지한다. 그러나 이는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려 제거된 소나무만 해당하는 것으로 고사된 채 아직 제거되지 않았거나 감염이 진행 중인 소나무까지 추산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늘어난다. 재선충병 잠복기가 2년 이상인 것도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지난해 여름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개체 수가 급격히 늘었다. 피해도 급속히 확산돼 전국에 약 218만 그루의 소나무가 재선충 피해를 당했다.
포항시는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1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방제에 나서고 있다.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집합페르몬을 이용한 재선충 유인트랩을 시범 설치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방제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2차 감염피해를 막기 위해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산속의 재선충 피해목을 샅샅이 찾아내는 방식을 도입해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있다.
포항시 도시녹지과 금창석 담당은 "예전 산림녹화 때 해안지역에 맞는 해송을 많이 심는 바람에 재선충병이 창궐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방제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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