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시간 근로·저임금, 힘겨운 '대구 공단'

전국 5개공단 근로환경 비교

대구 3공단 노동자들이 국내 다른 주요 공단 노동자들보다 장시간 노동을 하면서도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운동단체인 대구북부노동상담소가 5월 20일부터 7월 10일까지 3공단 내 노동자 121명을 대상으로 한 노동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들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59시간이었다. 3공단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국내 주요 공단인 ▷서울디지털공단(45.6시간) ▷부산녹산공단(49.3시간) ▷반월시화공단(50시간) ▷대구 성서공단(52.9시간)보다 긴 편이다. 서울디지털공단 등 4개 공단 노동시간은 올해 5월 발표된 '2014년 공단 노동자 임금인상요구안'에 따른 것이다.

3공단 노동자 조사에서 응답자의 97.4%는 법정 1일 노동시간(8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평균 1일 노동시간은 10.2시간으로 나타났다. 또 79%는 주 1회 미만이나 월 5회 휴무를 한다고 답해 3공단 노동자 대다수는 토요일에도 근무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공단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데도 임금은 낮은 수준이다. 응답자의 급여를 시급(토요일 8시간 근무 포함)으로 환산하면 평균 6천938원이다. 이는 ▷서울디지털공단(8천258원) ▷부산녹산공단(8천240원) ▷반월시화공단(7천642원)보다 훨씬 적다. 대구성서공단은 6천515원으로 3공단보다 423원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3공단 노동자의 대부분(76.3%)은 임금을 월급제로 받고 있으며, 69.7%는 100만~250만원의 월급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균 임금은 월 206만5천원이었다.

최선희 대구북부노동상담소장은 "3공단 노동자들이 대부분 기술직임을 고려했을 때 하루 평균 10.2시간 노동에 비해 임금 수준은 턱없이 낮다. 또 주 5일제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등 노동환경이 상당히 취약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조사 당시는 비수기라 물량이 많은 성수기 때는 노동환경이 더 열악한 만큼 노동환경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북구 노원동 일대에 자리 잡고 있는 3공단에는 2천558개 업체가 입주하고 있으며, 1만2천9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창훈 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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