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주 국제물포럼에서는 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세션이 이어진 가운데 참석 학자들이 문화사적 관점에서 '신라 우물'을 조명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우물은 인류가 개발한 최초의 음용수 집수시설로, 특히 신라 우물의 우수성과 문화적 함의를 주목한 것이다.
김창억 세종문화재연구원 원장은 '신라 우물의 축조방법과 종류'에 대해 발표했다.
김 원장은 "삼국~통일신라 시대에는 주로 바닥이 암반층인 곳에서 우물이 발견되는 예가 많아 우물 축조기술이 이전 시대에 비해 진일보했음을 알 수 있다"며 "우물은 사람이 정착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구조물일 뿐 아니라 생명, 정화, 부활, 농경, 왕권 등의 상징성을 가진 곳으로 사람들이 만나 물자를 교환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마을 생활의 중심공간이었다"고 했다.
강석근 동국대 파리미타칼리지 교수는 '신라 우물과 생명'을 주제로 우물과 치유(힐링)를 연관시키는 참신한 발상으로 눈길을 끌었다. 그에 따르면 신라시대 경주에는 나정(羅井), 알영정(閼英井) 등 수십 기의 우물과 흥미로운 전설이 있었으며, 이는 신라인의 생명,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을 갖고 있었다고 소개했다. 강 교수는 "신라인들은 정화수를 떠놓고 기원을 하거나, 우물물을 마시고 병 들기 이전의 몸 상태로 회복하는 힐링의 장소로 받아들이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현희 국립김해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신라 우물과 제의(祭儀)'에 대해 소개했다. 김 연구사는 "고대 대표적 인공시설인 우물은 필요한 식수를 공급받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정보를 공유한 곳"이라며 "때로는 물속에 산다고 믿는 어떤 신에게 간절히 기도를 하던 바람의 장소이자 고대 왕국의 시조가 탄생하기도 하는 성스러운 장소로 다양한 우물 제사가 행해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물 제사가 행해졌을 증거로는 다양한 토기와 기와, 목제품 등의 흔적과 제사 희생물로 동물뼈를 제시했다. 아울러 "경주 시내에 우물이 집중적으로 확인된다는 사실로 미뤄볼 때 우물을 발전시키기 위한 토목기술도 함께 발전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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