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월성원전은 과도한 삼중수소 저감 대책 세워라

경주 월성원전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폐기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다른 원전에 비해 크게 높다는 국회의 자료 공개에 지역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중수소는 에너지가 약한 베타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물질로 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지만 인체에 흡수되면 심각한 장해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사성 물질이 왜 월성원전에서 유독 많이 배출되는지, 또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원전 측의 해명과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원전 폐기물 발생 및 처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08년 이후 누적된 월성원전 기체 폐기물의 삼중수소 농도가 1천345.9TBq(테라베크렐)로 울진 한울원전에 비해 무려 21배, 고리'한빛원전에 10배 이상 높았다. 액체폐기물의 삼중수소 농도도 한빛'고리'한울원전보다 1.6~3배 높았다.

이에 월성원전은 "구조적으로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형에서 삼중수소가 많이 발생하지만 기준치 이하로 유지해 삼중수소로 인한 피해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열을 가해 폐연료액을 증발시켜 농축하는 증발기를 사용하는 타 원전과 달리 월성원전은 이온교환수지를 이용하는 탓에 방사능 제거 능력이 떨어진다"며 "월성원전이 시설비와 운전경비가 더 든다는 이유로 증발기를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성원전이 삼중수소 농도를 상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지만 이제까지 국내 원전이 보여준 안전관리시스템과 관리 능력에 국민은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 특히 월성 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 30년이 끝났음에도 정부가 수명을 10년 연장한 노후 원전이다. 수명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경주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셌다.

더욱이 2009년 핵연료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2개의 연료봉을 떨어뜨려 방사능이 누출되는 사고까지 발생했는데도 월성원전이 5년간 이를 숨겨온 사실이 최근 드러나 큰 파문을 일으켰다. 잦은 고장에다 어처구니없는 사고와 온갖 원전 비리로 원전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깨진 지 오래다. 한수원과 월성원전은 삼중수소 과다 배출이 국민 건강에 어떤 해를 끼치는지 면밀히 역학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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