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에 대해 내륙 최대 수출도시인 구미지역 기업체들은 '중국시장을 뚫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대체로 긍정적 입장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기술 추격 등으로 한국시장에 진출, 국내 중소기업들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도 희망했다.
◆자동차 부품소재 업체들, 시장 확대 호재
구미공단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특성상 한'중 FTA 협상 타결에 대해 새로운 시장 개척과 교역 증대에 대해 거는 기대가 크다. 구미공단의 수출 구성비를 보면, 지난달 기준 중국 32%(전기전자제품'기계류 중심), 미국 18%, 유럽 11% 등 순으로 중국의 비중이 가장 크다. 수입에서도 동남아 38%, 중국 28%(생활용품'전기전자제품 중심), 일본 23%, 미국 4% 순이다.
특히 중국 시장 확대로 한국 자동차 수출이 늘 것으로 예상돼 자동차 부품소재 관련 업체들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IT'디스플레이 위주인 구미공단의 전자 부품소재 업체들이 자동차용 전자 부품 등으로 업종을 다양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독일 엘링크링거와 ZF렘페더샤시, 일본 신화타카하시프레스, 미국 루미너스코리아 등 자동차 부품소재 외국인 투자기업들이 몰려들면서 협력업체도 부쩍 늘었다.
게다가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최근 경기 부진으로 삼성'LG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 관련 주문 물량이 대폭 줄자 울산'영천'대구 등지에서 자동차 부품소재 관련 단순조립 물량을 수주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부품소재 관련 중소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소기업, 중국과의 경쟁 더 치열해질 것
하지만 중국의 중소기업들이 한국시장에 진출, 국내 중소기업들과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중소기업들도 적지 않다. LG 한 협력업체 대표이사는 "그동안 중국이 한국의 기술력을 많이 추격했다. 가격뿐 아니라 기술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문제는 한'중 FTA 타결이 미칠 영향에 대해 상당수 중소기업들이 잘 모르거나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품질과 기술력을 높이거나 대체시장을 개척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종배 구미상공회의소 사무국장은 "장기적으로 중국 통관 애로 해소, 중국 내 우리 기업의 산업재산권 보호, 무역조정지원제도 강화, 정책금융 확대 등 정부 차원의 장기 대책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길호양 구미중소기업협의회 부회장은 "부품소재, 금형 등 분야의 범용제품 기술력은 아직 중국에 앞서 한'중 FTA가 유리한 측면이 많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기술력이 바짝 추격할 것으로 우려돼 중소기업들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삼성과 LG 계열사들은 이미 중국에 진출, 관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에 이번 한'중 FTA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그동안 관세 등을 이유로 중국으로 진출한 대기업 및 협력 중소기업들이 관세가 철폐되는 마당에 굳이 중국에 기업을 둘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식이 확산, 국내로 유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구미 이창희 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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