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道교육감님, 뭐하세요 포항 학교 신경 좀…"

신설 우현-양서 초교 설립 지연, 양덕은 건물 침하로 불안 학부모들 "의도적 외면 분

"신설 예정 학교는 착공조차 못 하고, 지어진 학교는 침하 등 안전 문제까지…. 학부모들은 이렇게 속을 끓이는데 이영우 교육감은 어디에 있나?"

우현초교'양서초교 설립 지연과 양덕초교 건물 침하 문제 등으로 포항지역 교육계가 들끓고 있다. 그러나 정작 최고 책임자인 경상북도교육청 이영우 교육감은 해당 문제와 관련해 좀처럼 포항을 찾지 않았다. 오히려 일정을 변경해 일부러 포항을 피하고 있을 정도다.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이영우 교육감이 마지막으로 포항을 찾은 것은 지난 10월 초가 마지막이다. 지난 9월 양덕초교 침하 문제가 처음 불거지면서 이 교육감은 이때 현장을 찾아 실태를 직접 눈으로 파악한 뒤 양덕초교 및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들과 해당 문제에 관한 회의를 가졌다.

그러나 이후 우현초교 및 양서초교 신설 문제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이 교육감의 일정에서 포항이 배제되기 시작했다. 실제 지난달 5일 경북교육발전협의회 주재를 위해 포항을 방문하려던 이 교육감은 이날 회의 장소였던 포항교육지원청 앞에서 양덕초교와 우현초교 학부모들이 집회를 개최하며 교육감과의 면담을 요청하자 갑작스레 구미로 일정을 변경했다.

또한 지난달 27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양덕초교 문제 확인을 위해 포항을 방문했을 때도 이 교육감은 나타나지 않았다. 특성화고 글로벌 현장학습 파견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틀 전 싱가포르로 출국했기 때문이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실 최근 포항 학부모들의 감정이 워낙 격앙된 것 같아 포항과 관련된 일부 일정을 바꾼 것은 있다. 그렇지만 해당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면서 "교육감도 그 나름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대신 부교육감을 보내 학부모와의 면담을 지시하는 등 사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포항지역 학부모들은 이 교육감이 의식적으로 포항을 외면하고 있다며 교육감에 대한 사퇴 운동까지 예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정훈 포항우현초교 설립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일정이 바쁘다면서 아이들의 안전이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데도 꼬박꼬박 해외 탐방과 제주도 전국체전 등은 참가하고 있으니 분통이 터진다"며 "골치 아픈 일을 피하기 위해 포항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 이 교육감이 선거 공약으로 약속한 학교 설립 문제 등을 지킬 의지마저 없는 만큼 앞으로 경북도교육청 앞 등에서 사퇴 촉구를 위한 항의 집회를 열고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에서는 현재 토지 소유주와의 땅값 분쟁으로 우현초교(북구 우현동)'양서초교(북구 양덕동) 신설 공사가 수년째 첫 삽조차 뜨지 못하고 있으며, 양덕초교의 경우 강당동 등 일부 건물이 14㎝ 이상 침하가 일어나며 연일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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