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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원 뛴다니 누군가 사재기"…'담배 괴담' 불 못끄는 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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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귀현상에 흡연가 불만 잇따라

박문석(32) 씨는 이달 중순부터 평소 피우던 담배를 살 수 없어 다른 담배를 피우고 있다. 그는 "담배 소매상들이 흡연자의 사재기를 핑계로 내년 담뱃값 인상에 따른 차익을 노리기 위해 일부러 인기 있는 담배가 없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소매상인 이창섭(31) 씨는 "공급받은 물량 그대로 판매하고 있지만 사실 마음만 먹으면 물건을 쌓아두고 차익을 노릴 수도 있다"며 "손님들의 과다한 물량 구매를 막는 과정에서 손님들이 '차익을 남기기 위해 안 파는 게 아니냐'는 불평을 듣기도 한다"고 했다.

내년 담뱃값 2천원 인상을 앞두고 담배 품귀 현상이 나타나면서 흡연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고 온갖 풍문이 떠돌고 있다.

사재기와 매점매석을 막기 위해선 담뱃갑 디자인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있고, 일부에서는 정부가 이를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또 담뱃값 인상을 담배 판매일 기준이 아닌 제조일 기준으로 하자는 요구도 있다. 제조일자는 지금도 담뱃갑 하단에 쓰여 있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이태호(43) 씨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담뱃갑 디자인을 바꾸면 사재기를 막을 수 있다는 글을 많이 봤다"며 "몇몇 직장 동료는 사재기 때문에 정부가 비밀리에 디자인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얘기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동엽(35) 씨는 "디자인 변경 없이 내년 1월 1일부터 담뱃값이 2천원 오르면 매점매석하는 상인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흡연자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담배제조사들은 "담뱃갑 디자인 변경에 최소 6~7개월 걸리는데, 담뱃값 인상안이 이달 초 국회를 통과하면서 디자인을 바꿀 시간이 없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담배는 제조된 때가 아니라 공장에서 반출될 때 세금을 매기게 돼 있다. 올해 만든 담배도 내년에 출고되면 인상된 세금이 붙어서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제조일자로 담뱃값을 달리하는 것은 힘들다"고 했다.

한편 기재부는 이달 16일 '담배 매점매석행위에 대한 고시' 개정을 통해 도'소매점에 대한 담배 공급량을 확대했다. 추가 공급물량에 대해서는 도'소매인의 매입량 104% 제한에서 예외로 하기로 했다. 단, 도'소매상이 기존의 재고 외에 추가물량을 사들인 후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하지 않으면 매점매석 행위로 간주해 처벌받는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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