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경력단절여성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이들이 인력 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기 위해서는 '기술교육'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인력양성소에서 다양한 기술 프로그램을 만들어 기술전파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전문 강사진과 현장실습을 통해 경력단절여성에게는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업체에는 선행 교육을 받은 우수 직원을 공급하고 있다.
◆대구 1년 새 5천 명 늘어 10만5천 명
대구가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경력단절여성이 계속 증가추세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4년 경력단절여성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15~54세 기혼여성 956만 명 중 결혼, 임신'출산, 육아, 자녀교육, 가족 돌봄 때문에 퇴사한 경력단절여성은 전체의 22.4%인 213만9천 명으로 집계됐다. 기혼여성 중 비취업 여성이 389만4천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결혼, 출산 등의 이유로 취업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 지역은 특히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이 높다. 2014년 4월 기준 대구 지역 경력단절여성은 약 10만5천 명으로 전년도(10만 명)에 비해 4.8% 증가했다. 특히 15~54세 기혼여성 대비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22.4%로 전국 평균(20.7)%보다 높았으며 울산과 충청, 대전, 경기도 다음으로 높아 상위권을 차지했다. 게다가 대구 지역의 비율은 전년도(20.9)%에 비해 1.5%포인트 증가했다.(그래프)
결국 경력단절여성을 기업으로 복귀시켜 업무 능력과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력단절여성 중 40% 이상이 5~20년 근무경험을 갖고 있어 퇴사로 인한 유무형 손실이 크다"며 "특히 경력단절로 인해 기술 역량이 후퇴할 수 있는 산업기술 현장의 여성 연구인력 복귀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뻔한 취업은 그만, '기술'로 승부
특히 대구 지역은 단순 서비스업에서 벗어나 '기술'을 배운 여성의 재취업이 필요하다. 대기업이 전무하고 중소제조업체가 많은 대구지역의 산업 특성에 따라 부족한 직원을 '기술 여성'으로 채워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대구달서여성인력개발센터(이하 센터)는 2013년부터 기술 중심의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센터는 2013년 '성서산업단지 기계'전자 분야 베이비부머 여성일자리창출 사업'을 진행했다. 센터 관계자는 "성서산업단지에 집중돼 있는 기계,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분야의 인력 수급은 심각한 불균형에 처해있었다"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여성 인력을 활용하려면 이들에 대한 특화된 직업훈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센터는 기계'전자부품 조립 및 품질관리 기능인력 양성을 목표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교육을 진행했다. 지난해 총 40명의 여성 인력을 훈련했다. 2개월간 180시간 동안 도면 해독 및 CAD 기계공작법, 제품검사, CNC 선반 등에 대해서 교육을 진행했다. 강의를 맡았던 한국폴리텍VI대학 이원화 교수는 "기계라도 가공을 하는 쪽이 아니라 조립과 검사 쪽을 중점적으로 진행했다"며 "기본적인 회사 생활에 필요한 소양에서부터 현장실습까지 모든 과정에 전문가들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에는 섬유업체에 맞춘 '섬유 검단 및 품질관리 전문인력 양성'도 했다. 섬유에 대한 기초 이론에서부터 직무실습까지 한 달간 174시간의 훈련이 진행됐다. 특히 현장실습에서는 1대1 멘토링 방식으로 진행해 이해도를 높였다.
전두환 영남대 교수는 "검단이라는 과정에 대해서 대학에서도 따로 강의가 있지는 않지만 경력단절여성에게 집약해 가르쳤다"며 "섬유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알려줘야 했기에 강의가 빠듯했지만 듣는 여성들의 집중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배운 이가 더 낫다
이 같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지만 기업주 입장에서는 망설일 수밖에 없다. 사람을 채용하더라도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느냐와 현장 대처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다. 한 업체 대표는 "중소기업 사장들은 직원들이 이직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며 "기술을 좀 가르쳐 주고 싶어도 언제 나갈지 모르니 사람에 대한 투자를 잘 안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센터 측은 다양한 교육과 상황 대처를 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이를 채용하는 것보다 훨씬 믿을 수 있다고 말한다. 기술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취업에 성공해 일하는 여성이 될 사람이 걸러진다는 것.
한 강사는 "경력단절여성은 취업해야 한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강의에 참여한다. 그만큼 집중도도 높고 성과가 좋다"고 말했다. 또 "오히려 젊은이들은 취업을 할 때 망설이기도 하고 현장이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그만두거나 이직을 생각하지만 경력단절여성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경력단절여성이 적응력도 좋다고 평가한다. 전두환 교수는 "센터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단순히 업무에 대한 부분만 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처도 배운다"며 "당연히 선행교육을 받은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노경석 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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