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상공회의소회장 선거(25일)를 2주 앞두고 3명의 회장 후보들이 자신들을 찍어줄 상공의원들의 표 확보를 위한 편 가르기, 상의 회비 대납, 정치권 및 포스코 줄 대기 등 수많은 의혹과 추태에 휩싸이면서 포항 경제계를 갈가리 찢어놓고 있다. 상의 주변에서는 후보 간 경쟁이 정치권 선거만큼 이상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누가 당선되든 간에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장 선거보다 6일 먼저 치러지는 상공의원 선거(19일)는 회장 선거의 전초전인 만큼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날 선출된 상공의원 48명이 당연직인 특별의원 2명과 함께 회장 투표권을 갖기 때문에 회장 후보들이 자기편 상공의원을 당선시키기 위해 수많은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A회장 후보 측은 B회장 후보를 지목해 "법정관리 중인 한 업체의 미납 회비 1천여만원이 지난달 말 납입된 것은 B후보를 지지하는 한 회원을 상공의원으로 당선시키기 위한 짓"이라고 밝혔다.
B후보 측은 A후보가 특정 법인의 표를 확보하기 위해 1억5천만원의 물품을 구입했다는 소문을 흘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법인 측은 "특정 후보를 밀기 위한 것이 아니다. 본사에서 우리 제품을 누가 많이 구입했는지를 확인하고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회장 후보들 상호 간에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추태가 이어지고 있다. 경제인들 사이에서 C후보가 상공의원 선거 후 회장 출마를 포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자, C후보는 "끝까지 뛸 것"이라며 상대 후보의 흑색선전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A후보는 특정 후보와 모임을 같이하는 한 언론사 사주가 언론사를 통해 자신의 과거 행적을 조사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 후보가 포스코 하청업체 대표인 특정 후보를 후보에서 배제하기 위해 경북도와 서울 정치권에 줄을 대 포스코에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한 경제인은 "회장 후보들이 서로 만나달라는 요청에 입장이 곤란해 포항을 며칠간 떠나 있기로 했다"면서 "포항 경제계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인데, 온갖 루머와 흑색선전이 난무하는 이런 선거를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포항 경제계의 한 원로는 "현 집행부가 다른 지역처럼 합의로 회장을 추대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도가 넘는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누가 회장에 당선되든지 편 가르기, 감정싸움 등으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
박병재 범한산업 대표 겸 피앤피 주주, 윤광수 해광기업 대표, 허상호 삼도주택 대표가 포항상의 회장 후보로 나섰다. 포항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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