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는 국가 투자예산 확보를 통해 '사통팔달 경북'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사통팔달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도 풀어야 할 과제들이 많다. 도내에는 '교통 오지' '육지 속 섬'이라 불리는 곳들이 여전히 적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도가 향후 뚫어내야 할 고속도로와 철도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고속도로를 종횡무진형으로
▷남북 7축(울산~삼척) 고속도로=울산에서 포항 오천을 거쳐, 영덕'삼척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전체 연장 219.6㎞, 경북 구간 176.8㎞)를 2022년까지 완공해야 한다. 2009년부터 사업이 시작돼 포항~울산 구간은 연내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제 앞으로 7년 동안 포항~삼척까지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뚫어내야 하는 것.
이 고속도로는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남북 7축 국가간선도로망을 구축한다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포항공단 및 울산공단을 연결하는 항만 간 고속도로로 국가 동남권의 경제 대동맥으로서의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신도청 고속도로=대한민국의 새로운 행정수도가 된 세종에서 문경, 안동, 영주를 거쳐 울진까지 가는 고속도로는 세종시'경북도청 이전 신도시를 연결한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새로운 황금허리를 만드는 고속도로망이다.
이 도로는 충남 보령'공주와 직결되는 고속도로여서 한반도 중부의 동서지역 간 문화교류(부여 백제문화, 안동 유교문화권) 확대로 국내 관광산업을 크게 활성화, 국토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대선 공약 사항으로 내년엔 예비타당성 조사, 이후엔 기본계획이 만들어져 2017년 이후 공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새만금~포항(무주~대구) 고속도로=새만금에서 포항을 잇는 동서 3축 고속도로다. 새만금에서 무주까지 고속도로 건설공사가 기본설계에 들어갔고, 대구에서 포항까지는 이미 고속도로가 만들어져 있다. 끊겨 있는 구간인 무주에서 성주, 대구까지만 이어주면 된다.
이 고속도로가 완전 개통되면 환동해권과 환황해권이 연계된다. 대규모 간척사업으로 엄청난 토지를 갖게 된 새만금은 새로운 투자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어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대구경북권과 연결지을 경우, 두 경제권의 새로운 비약을 담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 6축(영천~평창~양구) 고속도로=영천에서 청송~영양~봉화~태백~평창~양구를 잇는 고속도로다.
이 구간에 포함된 지역은 이제 전국에서 찾아보기 힘들게 된 고속도로 없는 동네다. 이 도로가 뚫리면 육지 속의 교통섬에서 이들 지역이 탈출하는 계기가 된다.
특히 경북의 최대 오지 청송'영양'봉화 등은 국립공원 주왕산, 약수탕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으면서도 형편없는 수준의 교통망으로 인해 개발에 방해를 받아왔다. 영천~양구 고속도로가 뚫리면 오지에 발전촉진제가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남북 간 물류 교류에도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경북도 양정배 도로철도공항과장은 "이 도로는 향후 통일 시대에 맞춰 금강산 연결도로를 갖춘다는 의미가 있다"며 "낙후된 동북부지역에 대한 균형개발을 촉진시키는 역할도 할 것"이라고 했다.
◆통일시대, 철도 대중화에 대비한 철도망
▷중부내륙철도(수도권~충주~문경~신도청~의성~군위~동대구)=현재 경부고속철도는 용량 초과 상태다. 서울~부산 구간 경부고속철도는 선로 용량이 주중 100%에 이르고, 금요일부터 일요일 사이에는 120%에 이른다.
호남고속철도 등에 KTX를 투입하면 서울~오송~대전 구간 선로 용량은 더 부족해진다.
이 때문에 중부내륙철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래 한반도가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대륙 고속전용 선로로 사용할 수 있는 선로 용량 확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목소리다.
차량 정체를 완화할 수 있는 수단도 된다. 주말'휴일이면 정체가 극심한 영동'여주~호법~신갈'서울외곽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 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구간 철도 부설은 적은 건설 비용으로 큰 효과를 누린다는 장점도 있다. 수도권의 경우, 기존 역을 약간 고쳐 쓰면 되고 동대구역은 현재대로 사용이 가능하다. 더욱이 중부내륙 구간엔 낙후지역이 많아 보상비도 저렴하다는 것이 경북도의 판단이다.
전체 구간 가운데 도청~동대구 구간은 고속철도 해외진출 교두보로 삼기 위해 500㎞/h대 고속철도로 건설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이 부분이 실현될지도 관심거리다.
▷남부내륙철도(김천~고령~진주~거제)=중부내륙권과 남해안을 연결하는 내륙 철도망이다. 이 철도가 만들어지면 경북내륙과 남해안 공업지대가 연계돼 경북 내륙지역은 새로운 교통로를 뚫게 된다. 이 철도가 만들어지면 김천에서 거제까지 한 시간 만에 달려갈 수 있게 된다.
현재 중앙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이며 조만간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경북도는 이 철도가 지나는 권역에 대구 성서산업단지'달성산업단지'테크노폴리스'달성 국가산업단지 등이 있어 철도 개설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대구광역권 전철망(구미~칠곡~대구~경산)=경부고속철도 구미~경산 구간에 고속철도 전용 선로가 연내 완공됨에 따라 유휴 선로가 된 경부선 구미~경산 구간을 이용, 전철망을 만드는 것이다.
61.85㎞에 이르며 기존 선로를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어서 중앙정부 승인이 비교적 쉽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올 상반기 중에는 결론이 날 전망.
이 구간에 전철이 놓이면 구미와 칠곡, 대구, 경산에 촘촘한 통근 철도망이 만들어진다. 이들 도시에서 철도가 통근망 구실을 하게 되는 것이다.
▷대구~광주 단선전철=중앙정부는 지난 2006년 동서지역 물류수송을 위한 동서횡단철도 필요성을 제기했다. 경북 내륙 공업지대와 동해안 중공업지대, 서해안 공업화지대와 연계한 물적, 인적 교류를 위해서는 이 철도가 필요하고 이를 통해 지역 균형발전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철도가 개설되면 대구~광주를 잇는 영호남 교류의 장이 열린다는 의미뿐만 아니라 호남선, 전라선, 경부선 및 동해선 등이 서로의 연결 통로를 찾아 십자 축의 철도 수송망이 갖춰진다는 장점도 있다.
경북도 이재춘 지역균형건설국장은 "객관적으로 수요를 증명할 자료를 충분히 확보한 만큼 이를 통해 중앙정부를 설득, 경북도에 필요한 교통망을 반드시 뚫겠다"며 "계획 중인 도로'철도망이 모두 갖춰지면 경북은 전국 최고 수준의 교통망을 가지게 돼 기존 산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향후 투자 유치와 관광객 확보에서 다른 지자체가 따라올 수 없는 무기를 갖게 된다"고 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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