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남성들은 문신이라면 으레 목욕탕 사우나에서 자신의 등판을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린 '형님'부터 떠오른다. 이런 통념 탓에 철딱서니 없는 아이들이 자기도 몸에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불경스러운 말을 부모님 앞에서 뱉었다간 호된 꾸지람을 감내해야 한다. 2015년 도시철도에 하는 낙서건 몸에 하는 낙서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히 더 많지만, 요즘은 문신 대신 타투라 말하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하나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더욱이 노출이 심해지는 여름에는 운동으로 가꿔온 자신의 몸매와 함께 타투를 드러내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여름철 여성의 옷 틈새로 슬쩍슬쩍 보이는 문신은 섹시하며, 그 어떤 액세서리보다 화려하다.
◆타투의 종류=타투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문신은 피부에 상처를 내 문양을 새겨 넣는 것이다. 문신은 이레즈미, 레터링(글자 문신), 올드스쿨, 트라이벌, 블랜엔그레이, 미니 타투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요즘은 여름철 멋내기로 통증도 없고, 금방 완성할 수 있으며, 쉽게 지울 수 있는 일시적 문신인 헤나(Henna)나 스티커도 인기다. 헤나 문신은 피부 위에 식물성 염료(헤나)로 된 반죽을 올려두고 피부가 염색될 동안 기다린 후 반죽을 떼어내면 피부에 문양이 착색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반영구적인 문신과는 달리 2, 3주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러나 헤나를 잘못했다가는 2도 화상에 가까운 피부 질환이 나타날 수도 있다.
◆요즘 대세는?=과거 '무서운 형님'들은 한결같이 용, 호랑이, 도깨비 등의 그림을 그렸다. 최근의 트렌드는 '사랑'이다. 가족에 대한 사랑, 이성에 대한 사랑 등. 그래서 가족의 이름을 레터링하거나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문구를 레터링하기도 한다. 또한 부부나 연인 간 커플 문신을 하는 경우도 잦다.
지난해 12월 결혼한 직장인 서은영(30) 씨는 "얼마 전 남편에게 커플 문신을 하자고 이야기했더니 남편이 한 술 더 떠 커플 문신도 하고 아기를 낳으면 아기 이름도 레터링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들의 문신이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면서 이를 따라하는 경향도 있다. 이 가운데서도 '사랑'을 찾을 수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타투이스트 설모 씨는 "지난해 초 TV에서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딸 사랑이가 태어났을 때 찍은 발 도장 모양을 본 떠 자신의 발바닥에 문신한 게 방송됐다. 이후에 자녀의 신생아 때 발 도장을 새기려는 젊은 아빠들이 많아졌다"고 했다.
◆과유불급=시대가 변했다. 문신은 패션이자 멋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구 중구 삼덕동의 한 타투이스트는 "문신이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20대 대학생이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며, 실제 시술을 받는 사람의 60~70%는 젊은 여성이다. 문신을 바라보는 시선이 '미(美)를 추구하는 방법'으로 바뀐 셈이다"고 했다.
하지만 과유불급!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타투 전문가조차 "영구 타투를 한 사람의 절반이 후회를 한다"고 말한다. 그 이유 중 '자신이 원하는 작품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도 있다. 그래서 문신을 후회하며 지우고자 하는 경우도 많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연인들의 커플 문신도 이별을 맞고 나면 애물단지다. 문신은 새기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어려우며 문신 제거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전문 타투이스트들은 "타투를 하기 전 신중한 판단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서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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