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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사스·에볼라 얼씬 못했는데…'전염병 청정국' 국제신뢰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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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염병 위험지역 초비상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31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공포가 계속되고 있는 31일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이 국내 전염병 지형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조류 인플루엔자(AI),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 에볼라 바이러스 등 강력한 바이러스 질환이 전 세계를 강타할 때 한국은 큰 피해를 겪지 않았다. 하지만 메르스 환자가 중동을 제외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면서 메르스 확산의 전초기지로 인식되고 있다. 전염병 청정지역에서 고위험지역으로 바뀐 것이다.

보건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HO)도 한국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행 제한 국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걱정도 나온다.

2003년 전 세계에 퍼진 AI는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지에서 감염자가 발생했고, 2009년 3월 기준으로 총 413명이 감염돼 256명이 사망했지만 국내 환자는 없었다. 2002년 발생해 전 세계 8천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사스는 인근 중국에서만 700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국내 확산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는 추정환자 3명에 의심환자 10여 명에 그쳤다. 아프리카에서 환자가 대거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는 국내에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

이에 반해 메르스는 국내에서 첫 환자 발생 열흘 만에 15명까지 늘어났다. 2012년부터 지금까지 총 24개국에서 1천154명이 발생했고 471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대다수는 사우디아라비아(1천2명 감염'434명 사망)에서 발생했다. 중동 이외는 대부분 유럽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영국 4명, 독일과 프랑스 각각 3명 등으로 환자 수가 많지 않았다. 메르스 환자의 기초감염재생산수(환자 1명이 몇 명에게 병을 옮기는지 의미하는 수치)는 0.6~0.8 정도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첫 번째 환자가 14명을 감염시키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군에서조차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31일 "충남 계룡대에 근무 중인 A일병이 메르스에 감염된 어머니(간호사)를 접촉한 사실을 군 당국에 자진 신고했다"며 "A일병에 대해 긴급 채혈해 감염 여부를 확인 중이고 같은 생활관 병사 30여 명도 다른 시설에 격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메르스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사람 중 고위험 대상자를 별도로 선별해 안전한 시설에 격리하기로 했다.

경북대병원 김신우 교수(알레르기 감염내과)는 "첫 감염자가 과하게 바이러스를 옮기면서 환자가 갑자기 늘어난 것이고 3차 감염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진정될 것"이라며 "우리나라를 전염병 위험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은 확대해석"이라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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