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폭염으로 사회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지원 등 구호대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없는 사람에게 추위보다 더위가 그나마 낫다'는 말이 있지만 노인과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에게 더위도 위험 요인이기는 마찬가지다. 6월 들어 본격적으로 30℃ 이상 고온과 폭염이 이어지면 당장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주거환경이 열악한 사회 취약계층은 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폭염 피해를 입은 환자 중 그 증가세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80세 이상 노인층이었다. 2009년 29명이던 것이 2013년에는 242명으로 8.3배 급증했다. 무더위가 노인과 주거환경이 좋지 못한 도시 빈민층, 노숙자, 농민 등의 건강에 얼마만큼 심각한 위협인지는 통계뿐 아니라 '침묵의 살인자'라는 용어에서도 잘 드러난다.
최근 40~50℃의 '열파'가 몰아닥친 인도의 경우, 폭염 사망자가 이미 2천 명을 넘었다고 한다. 인도 사상 두 번째로 큰 인명 피해를 낳은 '이상 고온' 현상 탓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열파로 인해 유럽에서 7만 명 넘게 숨졌는데 대부분 노인들이었다. 인도나 유럽의 사례는 결코 먼 나라, 남의 얘기가 아니다.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거주하거나 영양 섭취가 제대로 안 되는 홀몸노인, 도시 빈곤층은 더위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더욱 높다.
매년 여름이면 대구경북 각 지자체가 취약계층 방문 점검이나 '무더위 쉼터' 운영 등 폭염대책을 세우고 나름대로 대비한다. 하지만 환자나 혼자 움직이기 힘든 홀몸노인, 빈곤층 등 취약계층에게 이런 소극적인 대책은 별 소용이 없다. 비싼 전기요금 걱정에 에어컨은 말할 것도 없고 선풍기조차 마음껏 틀지 못하고 더위를 견뎌야 하는 현실이라면 실제 도움이 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당국은 무엇보다 저소득층 밀집지역 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각종 기관단체와 협력해 폭염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지원에 나서야 한다. 겨울철 연료비 지원과 마찬가지로 전기요금 지원 등 폭염 특별지원책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혹서기 재해 예방은 당국의 관심과 사회안전망에 달렸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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