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오페라하우스 '세빌리아의 이발사'

오페라 본고장서 3회 공연 호응 "대구 저력 과시"

이탈리아 현지에서 3회 공연 전석 매진을 통해 대구 오페라의 저력을 과시한 오페라
이탈리아 현지에서 3회 공연 전석 매진을 통해 대구 오페라의 저력을 과시한 오페라 '세빌리아 이발사' 중 피가로 역의 석상근과 로지나 역의 이윤경의 공연 장면.

(재)대구오페라하우스(이하 오페라재단)가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 극장에서 성공적인 공연으로 대구 오페라의 저력을 과시했다. 성악가는 물론이고 연출과 무대, 의상 등 모두 '메이드 인 코리아'로만 구성된 로시니의 오페라 작품'세빌리아의 이발사'를 성공리에 공연한 것이다. 지난달 27일과 29일, 31일 세 차례에 걸쳐 공연된 '세빌리아의 이발사'는 공연 한 달 전부터 이탈리아 현지에서 관심을 끌기 시작해 일찌감치 티켓이 동나는 등 전석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고 한다.

이번 공연에 주역으로 나선 로지나 역의 소프라노 이윤경은 "인구 규모가 작은 살레르노라는 도시에서 대구의 오페라 작품이 이렇게 높은 인기를 얻을 줄은 몰랐다"면서 "객석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에 정말 가슴이 뭉클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피가로 역의 바리톤 석상근 역시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노래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를 넘어서 대구의 저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정말 뿌듯했다"고 밝혔다.

사실 대구오페라재단의 이번 이탈리아 공연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오페라의 본고장에서 세리아(비극 오페라)가 아닌 부파(희극)를 공연한다는 것은 위험 부담이 워낙 큰데다, 연출적인 부분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공연에서 이의주 연출자는 무용 등 논란이 된 연출적 요소를 상당 부분 걷어내고 깔끔하게 다듬으면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윤경 씨는 "언어를 배우는데 있어 가장 고차원적인 것이 바로 유머를 이해하는 것인데, 부파를 공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말뜻은 물론이고 숨은 의미까지도 모두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팀 전체가 대구에서부터 많은 연습과 훈련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 현지 관객들이 만족할 만한 공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바리톤 석상근은 "오페라에 있어서만큼은 유독 자존심 강하고 콧대 센 이탈리아에서 부파 작품을 제대로 공연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해외 공연이었다"면서 "더욱이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오렌이 예술 감독으로 있어 국제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극장에서 우리의 실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대구 오페라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공연으로 남을 만하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살레르노 베르디 극장은 65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이지만 1872년 개관해 19세기 목재 건축물 중에서 가장 보전이 잘 된 귀중한 유산으로 여겨지는 극장 중 하나로, 1901년 3월 27일 그해 1월에 세상을 떠난 베르디에게 헌정됐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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