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잡지 5월호에 시 한 편이 발표됐다. 김지하의 담시(譚詩) 오적(五賊)이었다.
"서울이라 장안 한복판에 다섯 도둑이 모여 살았겄다./ (중략) 예가 바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이라 이름하는/ 간뗑이 부어 남산만 하고 목질기기가 동탁배꼽 같은 천하흉포 오적의 소굴이렸다."
박정희 대통령의 장기집권 시도로 정치'사회적 갈등이 첨예하던 시절이라, 시중에 뿌려진 가 거둬지고 김지하는 경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발행인 부완혁이 잡지를 더 이상 시판 않겠다고 약속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야당인 신민당의 기관지 6월 1일 자 1면 전면에 '오적'이 실리고부터 사회적 사건으로 비화됐다. 민주전선 편집국장 김용성이 구속됐고, 풀려났던 김지하, 김승균, 부완혁도 반공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신민당 유진산 총재도 조사를 받았다. 중앙정보부는 이들 5명을 오히려 '오적'으로 불렀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의 세월은 이제 끝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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