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염색은 세계 어디에서 입고 다녀도 이목을 끄는 '맛깔 나는' 패션입니다."
신운섭(49'예솜 대표) 대구경북천연염색협동조합(이하 천연염색조합) 이사장은 국내외에 천연염색의 우수성을 새롭게 알린 인물이다. 지난달 26일 중국 칭다오에 666㎡ 규모의 천연염색 의복매장 '예솜' 칭다오점을 개점한 지 1주일 만에 우리 돈 700만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신 이사장은 같은 색을 입혀도 매번 다른 무늬가 나오는 천연염색의 특징 덕분에 소비자들이 이를 '명품 의류'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명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최근 몇 년 새 천연염색 의류를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품격 있는 패션으로 인식하는 추세다. "새로 접한 옷이 피부에 딱 맞아 그야말로 '맛있게' 입었다"며 이를 수십 벌씩 수집하는 마니아층도 생겼다.
신 이사장은 "천연염색 패션을 처음 접한 이들, 특히 중국인들이 '대체 어떻게 이런 빛깔과 무늬를 냈느냐'고 묻는다. 세계 시장에서 우리 천연염색의 독창성이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며 "앞으로 작가정신과 대중성을 동시에 반영한 천연염색 의류를 선보이겠다"고 했다.
천연염색은 황토와 숯, 다슬기, 쪽, 감, 오미자 등 자연 소재로 친환경적이고 은은한 색상을 만든다. 그러나 옷감 하나하나를 손수 염색해야 해 대량생산이 어렵고, 색이 오래 못 가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생활한복 등 한정된 영역에서만 쓰일 수밖에 없었다.
신 이사장은 이를 극복하고자 이리저리 뛰었다. 1986년부터 한국, 일본을 오가며 30년 넘게 패션 디자이너로 일한 그는 2008년 계명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천연염색 연구소 예솜을 설립하고, 현대 패션에 천연염색을 접목했다. 물 빠짐을 최소화하고 단조롭지 않은 염색디자인을 개발했고, 오래 입어 빛이 바랠수록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그 만의 옷'이 됨을 널리 알렸다.
이듬해 예솜은 우수 벤처기업 및 ISO 인증업체로 지정됐다. 서울 PIS(프리뷰 인 서울)와 대구 패션페어, 홍콩 패션위크, 파리 프레타포르테 등 국내외 많은 섬유패션 전시회에 참가해 한국의 우수한 천연염색 의상과 소품을 출품하며 관심을 끌었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천연염색조합이 설립됐고, 2012년 3월 신 대표는 천연염색조합 제2대 이사장직에 올랐다.
그간 조합 회원사의 결집과 자생력 확대에 힘써 온 그는 남은 1년 임기 동안 천연염색 워크숍을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고 패션 전시회를 열어 대구경북 기업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신 이사장은 "천연염색의 가치를 꾸준히 끌어올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산업으로 바꾸고 싶다"고 했다.
홍준헌 기자 newsfor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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