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긴장형 두통-머리 양쪽 짓누르는 통증, 진통제도 그때뿐

스트레스·수면 부족 등이 주된 원인…한 달 한 번 정도는 치료 없어도 호전

도진국 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도진국 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수면 부족 등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 제공

직장인 강모(41) 씨는 최근 머리 양쪽을 짓누르는 듯한 두통을 느꼈다. 컴퓨터 앞에서 장시간 작업을 하거나 머리를 숙인 채 스마트폰을 오랫동안 만진 뒤에는 더욱 통증이 심해졌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두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머리 양쪽을 누군가 꽉 누르는 느낌이 계속되면서 업무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진통제를 먹으면 잠시 나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 두통은 다시 찾아왔다. 참다못해 병원을 찾은 강 씨는 '긴장형 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긴장형 두통은 머리를 감싸는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하면서 나타나는 통증이다. 전체 두통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적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증상이 나타나면 특별한 치료가 없어도 호전되지만, 횟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병원을 찾게 된다.

◆짓누르거나 조이는 통증 느껴

긴장형 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수면 부족 등이 주된 원인이다. 20~40세 사이에 가장 많이 나타나고, 나이가 들면서 점차 사라진다. 장시간 근육이 긴장하거나 지속적인 자극이 뇌신경을 통해 반복해서 전달되면 뇌는 더욱 민감해져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다. 긴장형 두통이 만성화되면 학업 능력의 저하와 사회 활동의 감소를 일으킨다.

긴장형 두통과 편두통은 오인하기 쉽지만 증상에서 차이가 난다. 긴장형 두통은 대개 머리 양쪽에 나타나고 짓누르거나 조이는 통증이 있으며 걷거나 뛰는 등 일상적인 활동에 의해 악화되진 않는다. 편두통처럼 빛이나 소리에 예민해지거나 오심, 구토 등의 증상도 거의 없다. 스트레스와 정신적 긴장이 유발되고, 만성으로 진행될수록 불안과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긴장형 두통은 머리 주변의 근육들을 만져보면 딱딱해져 있거나 통증을 느낀다. 관자놀이 부위나 턱관절, 앞뒤 목 근육 및 어깨 근육을 검지와 중지로 눌러보았을 때 통증이 있다면 긴장형 두통을 의심해볼 수 있다.

통증은 대부분 가볍기 때문에 두통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다만 두통의 빈도가 잦은 경우 강한 두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피로, 금식, 음주 등에 의해 두통이 악화된다.

◆스트레스, 카페인 피해야

긴장형 두통은 비약물 치료와 약물 치료로 해소할 수 있다. 비약물 치료는 두통을 일으키는 요인들을 피하는 방법이다. 긴장형 두통을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식사, 커피 또는 카페인 함유 음료의 과량 섭취, 탈수, 수면 습관의 갑작스러운 변화, 운동 부족 등이 있다.

긴장형 두통은 진통제만으로도 증세가 많이 호전된다. 가끔 두통이 나타나는 정도라면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만성으로 이어지면 장기적인 합병증이나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만성 긴장형 두통의 경우 항우울제 등 약물을 예방적 차원에서 투여하기도 한다.

긴장형 두통은 근육의 통증이 뇌의 통증과 조절계에 이상을 유발해 정상적인 자극을 통증으로 착각하게 하고, 근육통을 더욱 악화시킨다. 따라서 마사지와 이완 체조, 스트레칭 등 물리치료와 침, 신경차단술 등이 치료에 효과적이다.

도진국 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학생이나 사무직 근로자라면 잘못된 자세나 스트레스로 인한 경우가 많다. 자세를 바로잡는 간단한 체조를 생활화하거나 몸에 맞는 적당한 운동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푼다면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서 "통증의 빈도나 강도가 심해지면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도움말 도진국/대구가톨릭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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