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일선 경찰서 내에 성매매 피해 관련 수사를 전담할 전문 인력이 없어 피해 여성들에 대한 인권 문제 및 성매매 수사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구의 각 경찰서는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조사를 경제팀이나 지능팀 등 여성 피해자 업무와 동떨어진 부서에서 맡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피해자들은 대구 경찰에 성매매 사건을 신고하는 것 자체를 꺼리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에 있는 성매매 피해자가 대구가 아닌 서울 경찰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서울경찰청은 대구와 광주 등 대도시를 돌며 가출 여고생들을 폭행하고 감금한 뒤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A(21) 씨 등 3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해당 사건은 피해 여고생 중 한 명이 대구여성인권센터를 찾아온 뒤 센터 측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범죄 사실이 드러났다.
센터 측은 처음엔 대구 경찰 쪽에 해당 사건을 신고하려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로 방향을 틀었다. 대구 경찰의 경우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수사를 여성청소년계가 아닌 일반 수사과에서 한다는 게 이유였다. 센터 관계자는 "대구 경찰 쪽에 문의했더니 수사과에서 담당한다는 답변을 들어 피해 여성이 불편해할 것을 고려,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성매매 피해 여성의 경우 사건의 특성상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수사과의 남성 형사들이 아닌 여성청소년계의 여성 수사 인력이 조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성매매 피해 여성이 일반 수사과에서 남성 형사들에게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것은 껄끄러운 일"이라며 "여성청소년계 소속 수사 인력이 전담해야만 부담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현재 대구 10개 경찰서 중 중부경찰서는 지능팀에서, 나머지 9개 경찰서는 경제팀에서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수사를 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성폭력 수사팀이 여성청소년계에 신설되면서 성매매 피해 여성 업무가 지능팀이나 경제팀 등으로 옮겨지게 됐다"며 "피해 여성이나 여성단체가 요청하면 여성청소년계가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조사를 맡도록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