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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후덕 징계 무산, 새정치연합은 부끄럽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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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취업청탁 전화'로 취업하지 못한 많은 젊은이의 공분을 산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이 면죄부를 받았다. 당 윤리심판원이 징계시효 소멸을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러나 징계시효 계산은 각하 결정을 내리기 위한 꼼수라고 할 수밖에 없다. 징계 각하를 전제해놓고 심사를 하는 척만 했다는 얘기다. 이런 도덕적 수준으로 주요 지지 세력인 젊은 층 그리고 그 부모들에게 어떻게 표를 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새정치연합 당규에 명시된 징계시효는 2년이다. 당 윤리심판원은 징계시효의 시작 시점을 윤 의원이 청탁을 했다고 진술한 2013년 8월 11~16일, 종결 시점을 문 대표가 징계를 청구한 지난달 17일로 잡았다. 그 결과 징계시효에서 하루가 지나버렸다. 이를 근거로 윤리심판원은 아예 징계 심사를 하지 않았다. 윤 의원 개인이나 윤 의원이 소속된 친노계로서는 참으로 다행이겠지만 국민이 수긍할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직권조사 요청이 하루 이틀 빨랐으면 징계할 수 있었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게 됐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징계가 무산된 책임에서 문 대표는 자유롭지 못하다. 윤 의원이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즉시 조사를 요청했다면 징계가 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징계를 무산시키려고 일부러 조사 요청을 늦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가질 만하다.

윤 의원의 행위는 '고용 절벽' 앞에 서 있는 이 땅의 많은 젊은이를 더욱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기회의 평등'은 책에나 나오는 소리라는 분노를 갖게 했고, 국회의원을 아버지로 두지 못한 '출신'의 취약함을 한탄케 했으며, 윤 의원처럼 자식을 로스쿨에 보낼 재력을 갖지 못한 못난 아버지를 원망하게 했다. 그렇게 해서 우리 사회는 윤 의원과 같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대립과 증오로 찢겨가고 있다.

그동안의 공언대로라면 새정치연합이 이를 치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새정치연합 스스로 기득권을 내려놓고 더 낮은 곳으로 스며야 한다. 그러나 윤 의원의 징계 무산은 새정치연합이 그럴 뜻이 없음을 보여준다. 우리 국민 모두의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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