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소득도 부족하지만 전세계약 만료도 곧 다가오고 있어서 불안하네요.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내 집과 연금만 있다면…." 국민연금 노후 준비 서비스 상담을 받은 어느 60대 부부 이야기이다. 안정적인 연금소득과 평생 거주용 보금자리는 생애 노후 준비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대구의 주택가격 상승률(12%, 201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변동률, 통계청)은 전국 1위를 차지할 만큼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집주인이 많아져 주거비용 부담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그만큼 안정적 삶을 꿈꾸는 많은 이들의 고민이 깊어진다.
◆원룸도 월세 30만원, 늘어나는 주거비용으로 삶의 질 저하
가계대출 1천조원의 이면을 보면 금리가 낮아진 반면 가계대출 총액의 증가로 실제 부담하는 생활비 대비 주거비용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저금리는 전세 기피와 월세 선호 등 임대료 상승의 고리를 만들며 세입자들의 생활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가계수입 대비 주거비 지출 비중 증가는 소비여력을 감소시켜 삶의 질 저하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3억원 아파트의 법적 대출한도는 70%인 2억1천만원이다. 즉, 본인 보유 자금 9천만원에 세금을 더해 1억원이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거꾸로 말하면 1억원이 없으면 매매 계약을 할 엄두를 내기도 힘들다. 어렵게 1억원을 마련하고 나머지 부족액을 대출받아 아파트를 장만해도 대출이자는 월 52만원(담보대출 금리 3% 가정), 원리금 균등으로 할 경우 월 80만원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
자금이 부족해 월세로 산다고 해도 보증금 3천만원에 월 80만원 정도를 감당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쾌적한 주거환경과 편의시설이 갖추어진 곳을 포기하기도 쉽지 않다.
주택가격만큼 전세가의 상승률도 만만치 않다. 3억원 아파트의 전세라면 수년간 가파른 상승으로 인해 최소 2억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특히 사회초년생인 젊은 세대와 신혼부부에게 그 부담은 더욱 무거운 짐이 되고 있다. 아파트가 아닌 원룸 월세를 구하더라도 평균적으로 월 30만원의 주거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소득보다 빠른 주거비용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며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임대 산업을 보아도 주거비용 상승 추세는 장기화되고 있다. 이처럼 예상을 뛰어넘는 주거비 부담은 자연스럽게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내 집 마련 그리고 임대주택
그렇다면 정말 아무런 대안이 없을까?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 지난해 입주한 30대 초반 김정임 씨는 최근 월세 부담이 크게 줄어 기뻐하고 있다. 3년 전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원룸에서(월 35만원) 생활해오고 있다. 소득 대비 높은 주거비용 부담(20%)으로 고민하다가 최근 보증금 2천500만원에 월 임대료 8만원인 국민임대주택(39㎡)에 입주하게 됐다.
이미 김 씨의 부모가 동구 신서동에 전용 84㎡ LH 미분양임대주택(신서화성파크드림)에 1억원의 전세로 살고 있어서 임대주택의 장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처럼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국민임대주택뿐만 아니라 분양을 전제로 한 공공임대, 신축 다가구주택을 활용한 다가구매입임대(투룸, 스리룸), 민간아파트의 국가 매입 후 전세로 재임대하는 미분양매입임대, 뉴스테이(기업형 임대주택)의 보급 등 LH와 도시공사를 중심으로 시작된 다양한 형태의 임대주택이 점차 민간으로 확산되고 있다.
◆노후 주거의 새로운 대안, 제2의 내집 마련
임대주택은 경제적 이점뿐 아니라 임대인과 임차인 간 계약 과정'협의의 간소화, 잦은 이사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감소 등 세입자로서 불필요한 심리적 비용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노후 준비 상담 중 "내 집 하나만 있어도 걱정이 없겠다"는 말은 경제적 이유와 함께 불안정한 거주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한 말이다. 내 집을 사야 할지의 고민은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평생 마음 편히 살 집인 내 집 하나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또한 내 집 마련 계획은 노후 준비의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사 김나희 과장은 "경제적 이유로 세입자로 생활하며 높은 주거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면 주거안정을 위한 제2의 내 집 마련'임대주택을 준비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도움말=국민연금공단 대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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