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만리장성 프로젝트'] <15>중국인 유학생 16명 팸투어(안동·문경·영주)

한지 공예·이매탈…"와! 쎈시" 꿈 같은 1박2일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전종훈 기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전종훈 기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전종훈 기자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신들이 직접 만든 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 전종훈 기자
16일 중국인 유학생들이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 전경을 관람했다. 전종훈 기자
16일 중국인 유학생들이 안동 하회마을 부용대에 올라 하회마을 전경을 관람했다. 전종훈 기자

경상북도는 이달 16, 17일 이틀 동안 도내 중국인 유학생 16명을 대상으로 안동시와 문경시, 영주시에서 우리 문화를 접해보는 팸투어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영주 동양대학교 어학당 소속 중국 유학생으로 1박 2일 동안 각 지역의 주요 명소와 문화체험을 했다.

경북도는 이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고, 다시 이들이 중국 내에서 우리 문화를 홍보함으로써 잠재적 유학 수요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환상적인 안동의 전통문화

"와! 쎈시(神奇)."

16일 안동한지체험장에서 우리나라 전통종이인 한지를 만들어 보이는 작업자들을 보고 중국인 유학생들이 연방 신기하다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학생들은 한지 만드는 공정을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집중했다. 작업자가 거대한 통에 닥나무 섬유와 물, 풀을 섞은 물에서 종이를 채로 쳐서 건져내니 학생들은 "와~"하며 손뼉까지 쳤다.

펑동(19) 씨는 "중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종이를 만든다. 하지만 종이를 만드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한다. 한국에 와서 이렇게 가까이서 종이 만드는 법을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했다.

중국인 학생들은 두 명씩 한지 만드는 체험도 직접 했다.

안동한지체험장 이지영(37) 씨가 "한지는 재료가 섞인 물을 채에 담고 앞뒤 좌우 방향으로 골고루 흔들어야 종이가 고르게 나온다"며 시범을 보이자, 학생들은 옷이 젖거나 얼굴과 머리에 물이 튀는데도 따라하기에 열중이었다.

안동한지체험장에는 70여 가지의 한지가 전시돼 있다. 모든 한지는 닥나무 섬유가 주원료다. 안동한지체험장에서 특별히 실제 닥나무 섬유를 중국인 학생들에게 공개했다. "나무껍질처럼 짙은 갈색빛을 내지만 촉감은 나무껍질보다 부드러웠다"면서 학생들은 닥나무 섬유를 처음 본 소감을 설명했다.

한지공예품 전시장에서는 특히 여학생들의 눈이 맑아졌다. 한지로 만든 한복부터 거울, 팔찌 등 다양한 공예품이 전시돼 있고 판매도 하기 때문. 린야(18) 씨는 "팔찌가 너무 예뻐서 샀다. 염색한 한지는 색깔도 예쁘고 모양도 좋아 장식품으로 정말 으뜸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학생들은 한지체험장을 떠나 하회마을 부용대에 올랐다. 부용대에서 하회마을을 바라본 학생들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기 바빴다. 특히 하회마을과 이 일대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많이 촬영했다고 하니 현장에서 스마트폰으로 검색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은 안동의 대표 음식인 안동찜닭과 안동간고등어로 허기를 채웠다. 이미 학생들 대부분이 이 음식을 먹어보았다고 했다. 손으로 닭다리와 고갈비를 뜯어먹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로, 두 음식은 글로벌 푸드로 이름을 올린 것.

배를 든든히 채운 학생들은 하회별신굿탈놀이보존회 상설공연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먼저 탈놀이보존회는 클레이(찰흙)와 종이탈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탈을 완성하게 했다. 머리가 빨갛거나 눈을 노랗게 만드는 등 학생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탈을 꾸몄다.

탈이 완성되고 나서 학생들은 본격적으로 탈춤을 배웠다. 탈춤 강습에는 탈춤보존회 사무국장인 권순천(59'전수조교) 씨가 맡았다. 권 사무국장은 학생들이 쓴 탈마다 그 배역의 성격에 맞는 춤사위를 가르쳤다. 특히 이매탈을 쓴 학생들에게는 직접 표정과 걸음걸이까지 보여주며 이해를 도왔다.

리하오(19) 씨는 "이매라는 캐릭터가 웃음이 많고 순수해 보였다. 걸음걸이도 오리처럼 뒤뚱거리고, 특히 입을 크게 벌리며 춤을 춰야 해서 힘들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오미나라 문경, 선비나라 영주

16일 문경도자기박물관을 관람한 학생들은 하루를 문경에서 묵고, 다음 날 문경 오미나라를 찾았다. 문경은 문경새재 못지않게 유명한 것이 '오미자'(五味子)다. 전국 오미자 생산량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양을 이곳에서 생산한다. 학생들은 오미나라에서 오미자를 활용해 만드는 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셀프와인도 만들었다.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와인 오미로제를 학생들에게 시음하게 했다. 이 대표는 "포도는 2~4주 정도의 발효기간을 거친 뒤 숙성시키는 반면, 오미자는 포도보다 신맛'쓴맛'매운맛 등이 강하기 때문에 발효기간이 더디다"면서 "수확한 오미자는 1차 숙성만 18개월이 걸리며, 하나에 120만원에 달하는 고급 참나무통에서 12개월 이상 2차 숙성 시간을 또 가지기 때문에 오미로제가 오미자의 5가지 맛을 모두 담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이 대표의 말을 듣고 오미로제의 5가지 맛과 향에 푹 빠진 듯 빈 잔을 계속해서 내밀었다.

이 대표는 또 학생들에게 와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착즙기와 발효통, 병입기, 코르크 마개 씌우는 기계 등을 보여주며 직접 시범을 보였다.

이후 학생들은 자신만의 와인을 만들었다. 이 대표의 설명에 따라 와인을 제조해 병에 담았고, 자신의 얼굴 사진을 직접 와인병에 붙여 세상 어디에도 없는 자신만의 와인을 완성한 것.

천옌(21) 씨는 "고급 와인을 직접 먹어보고 살 수 있는 곳이라서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가족과 함께 와보고 싶다. 정말 좋은 추억이었다"고 했다.

학생들은 시원한 가을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문경철로자전거 체험장으로 이동했다. 전국에서 철로자전거가 처음 등장한 곳이 문경이다. 학생들은 페달을 밟으며 싱그럽게 핀 야생화와 단풍 등을 감상했다.

이어 학생들이 도착한 곳은 선비의 고장인 영주. 이번 팸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영주 선비촌에서 예절교육을 체험했다. 학생들은 우리의 전통예절 중 인사예절과 식사예절 등을 배웠다. 학생들은 체험을 하면서 진지함 속에서도 우리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신은경 경북관광공사 해외마케팅 담당은 "우리 문화를 배운 중국인 유학생들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을 때도 우리 문화를 기억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설명해준다면 그것이 가장 큰 효과며 홍보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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