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료의 빈자리…'삼진왕' 차우찬이 지켰다

삼성의 주력 투수들이 빠지면서 불거졌던 '위기론'은 기우였다. 적어도 26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치러진 한국시리즈 1차전만 놓고 보면 그렇다. 패색 짙던 경기를 간단히 뒤집은 삼성은 통합 5연패에 도전하는 '디펜딩 챔피언' 다웠다.

지난 25일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류중일 삼성 감독이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던 차우찬은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9대8로 앞선 8회 1사 1'3루의 위기에서 팀의 6번째 투수로 등판한 그는 1.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세이브였다.

사실 삼성으로서는 마운드의 마지막 보루인 차우찬마저 무너졌다면 1패 이상의 충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였다. 7회 5점을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지만 백정현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심창민이 연속 안타로 동점 또는 역전의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내야 땅볼이나 외야 플라이만 내줘도 동점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넘어갈 상황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은 완벽하게 '방패' 역할을 소화했다. 두산 4번 타자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양의지마저 3루수 직선타로 잡아내 절체절명의 위기를 벗어났다. 또 9회에는 홍성흔'로메로를 헛스윙으로 솎아내고 나서 박건우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대타 고영민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올해 탈삼진왕(194개)다운 구위를 뽐낸 차우찬은 올 시즌 선발로 뛰며 13승 7패 평균자책점 4.7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중간계투로 뛰며 21홀드(3승 4패 평균자책점 5.60)를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2010년부터 5년 동안 14경기 2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활약했다.

삼성 타선도 힘을 보탰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극적인 홈런 4방으로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에 올랐던 야마이코 나바로가 있었다. 오는 31일이 생일인 나바로는 4대8로 끌려가던 7회 함덕주의 시속 144km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겨버렸다. 자신이 '완벽한 가을 남자'임을 알리는 대형 홈런(비거리 130m)이었다.

올해 팀 득점권 타율 1위인 삼성은 안타 수에서는 두산에 11대13으로 뒤졌으나 집중력에서 앞서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최다 경기 출장기록을 59경기(공동 1위)까지 늘린 박한이를 비롯해 나바로'채태인'이지영이 멀트히트를 때려내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이들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만 9경기를 치러 체력이 떨어진 두산 투수진을 제대로 공략한다면 삼성은 2005년 두산을 상대로 거둔 한국시리즈 4연승의 영광을 재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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