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떠난 구미공단 빈자리에서 마구잡이식 소필지 분할매각이 이뤄지고 있다. 주차난 등 공단환경을 나쁘게 만드는 등 공단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미 1국가산업단지 내 LG전자 전신인 금성사 흑백TV 모태 공장 터는 지난해 말 ㈜메르디안솔라앤디스플레이(MSD)가 이곳 23만여㎡ 부지에 대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으로부터 승인을 얻어 소필지 분할 매각을 벌이고 있다.
구미 1산단 내 옛 한국전기초자 구미공장 부지도 2013년부터 소필지로 분할 매각돼 최근 중소기업 20여 개 회사가 입주하는 등 분할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곳은 불법으로 분할 매각돼 산단공이 관련 회사를 산업집적 활성화 및 공장 설립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까지 했다. 공장 부지 소유주가 바뀐 후 매매 제한 기간을 지키지 않고 또다시 되팔았기 때문.
현행법에는 산업용지를 분할하기 위해선 관련 기관과 협의해야 하고, 5년 이내에는 매각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제조가 아닌 부동산개발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구미 3산단 내 옛 삼성코닝 공장 땅도 지난해 11월부터 13만5천여㎡ 부지 중 일부가 불법적으로 쪼개져 매각돼 산단공이 매각업체를 경찰에 고발했다. 또 구미 1산단 내 옛 동국무역 방직 1공장 부지 22만여㎡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구미공장 부지 39만1천여㎡, 옛 이화섬유'쌍마섬유 부지 등도 수년 전 분할 매각돼 중소기업이 대거 입주한 상태다.
이와 관련, 구미공단 한 입주업체 관계자는 "대규모 공장 부지가 합법 또는 불법으로 1천600~3천300여㎡ 소필지로 마구잡이로 난도질당하고 있다. 결국 도로가 사라지고 주차난이 심해지는 등 앞으로 공단 환경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빠질 것"이라면서 "이처럼 대규모 공장 부지가 불법으로 쪼개져 매각되는 것은 벌금형 등 솜방망이 처벌 탓"이라고 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관계자는 "공장 부지가 사유재산인 만큼 과도한 규제를 할 수 없고, 경기 부진으로 대규모 공장 부지를 찾는 대기업마저 없어 분할 매각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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